올 한해 수출 증가율이 0%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기 둔화, 차세안(차이나·아세안) 경제 위기, 국내 투자 부진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수출 시장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와 미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우리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전선에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31일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상반기 성장률 전망이 2.4%, 하반기 성장률이 2.5%다. 보고서는 "정부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지지하고 있지만 민간 부문의 건설 및 설비투자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의 의미있는 반등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제시한 수준과 같다. 하지만 수출 등 부문별로 전망치는 변동이 있었다.
무엇보다 수출 증가율에 대한 전망이 3.7%에서 0.7%로 대폭 하향됐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5.4%였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세계 교역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현재와 향후 경기상황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둔화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지난해 국내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품목 시장이 크게 위축돼 수출증가율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입증가율 전망치 역시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4.6%에서 0.2%로 하향했다. 지난해 수입증가율 11.9%와 비교하면 낙폭이 두드러진다.
수출입 증가율이 모두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전망액은 690억원으로 유지됐다. 지난해 764억원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투자 부문 전망치도 지난 전망치보다 하향됐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9%에서 -4.2%로 감소폭이 커졌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도 0.4%에서 0.3%로 소폭 조정됐다.
다만 민간소비는 여전히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연간 증가율 전망치는 2.5%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실업률 3.8%와 연간 취업자수 증감폭 12만5000명은 기존 전망이 유지됐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둔화로 국내 수출 부진이 예상되고 내수 부문에서는 투자 위축이 경제 회복력을 약화시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은 2.5% 수준이 될 것이다"며 "단기적으로 성장세 소실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이 시급하다"고 총평했다.
이틀전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 지수는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지난 2013년 3월(-2.1%)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1% 감소했고, 소매판매도 0.5% 줄어 내수도 위축됐다. 설비투자는 10.4%, 건설기성은 4.6%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반영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씩 하락했다. 9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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