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1월 2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에선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적자 국채 사건과 관련해 제가 담당자였고 총리 보고를 4번 들어갔다"고 기획재정부의 반박을 재(再)반박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연말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압력’ 등 청와대 관련 의혹을 폭로했다. 기재부는 새해 첫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신 전 사무관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청와대 인사의 ‘부당 지시’를 추가 폭로하며 기재부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그는 ‘적자 국채 발행 압력’과 관련해 “기재부에서 작년에 있었던 사건의 전말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세 명밖에 안 남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제가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모른다고 말한다는 것을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 고발이 이뤄지면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의 폭로 배경에 대해 “어떤 정치 집단, 이익집단과 관련이 없다. 순수하게 이 나라와 행정조직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했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 당시 적자 국채 발행 의혹과 관련해 기재부 관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넣은 청와대 인사는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이라고 밝혔다. 차영환 비서관은 작년 12월 국무조정실 제2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무원 준비 과정, 행정고시 합격 후 기재부에서 근무했을 당시 상황 그리고 자신의 공무원상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제가 고시를 4년 동안 준비하고 4년 일하고 나왔다"면서 “KT&G(인사개입) 사건을 보고 났을 때 막막함, 국채 사건을 봤을 때 절망감, 열정을 가진 다른 공무원들이 후에 절망하고 똑같은 상황에 처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자신의 행동은 ‘공익’ 차원의 제보임을 강조했다.
  
이어 ‘학원 강사로 유명해지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공익제보자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공익제보자도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건데 즐겁게 제보하고 유쾌하게 영상 찍는 것을 시도하고 싶었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은 2017년 11월 있었던 ‘국채 바이백(매입) 취소’와 관련해 “종합적 상황을 고려해 취한 것이었다"는 기재부의 입장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느꼈던 게 바이백이 하루 전 취소돼 금리가 치솟은 것이었다. 금리가 치솟고 바이백이 취소되는 모습을 봤고 의사결정 과정이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분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식적 의사결정에 기반한 행위인데 기재부에서는 바이백을 왜 취소했는지는 말하지 못할 거다"고 반박했다.
   
신 전 사무관은 국채 매입 취소 전후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한편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에 이어 행시 출신의 기재부 공무원의 폭로가 잇따르자 여권에서는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몇몇 관계자들은 김태우 전 특감반원 폭로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미꾸라지 6급 행정관 한명과 싸우는 모습을 생중계한 셈"이라고 평가했고, 신재민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는 “집권 3년차 정권인데 청와대가 얼마나 우스워 보이고, 안 무서우면 ‘미꾸라지’에 ‘망둥이’까지 저렇게 날뛰겠느냐"고 했다고 조선일보가 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모(某)의원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일괄적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자꾸 잔실수가 나오는 것"이라며 "대변인부터 조국 수석까지 대처 과정에서 실책이 있었다고 본다. 이번 사태 자체가 심각한 사안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 제각각 대응을 해 문제를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확실한 리더십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6급 행정관한테 청와대가 흔들리더니 이제 물러간 사무관에게 기획재정부도 흔들린다고 하면 그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6급 사무관하고 싸우고 있는 정부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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