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정책을 ‘적극 재정’ 기조로 확정한 가운데 ‘2019년 활력예산’ 중 주목할 대목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하 R&D) 예산 '20조 원 돌파'이다. 역대 사상 최고 액수다.
   
지난 3년간 R&D 예산증가율은 평균 1%대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내년도 R&D 예산 증가율은 3.7%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가 들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 부실'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우선 R&D 관련 정부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총 20조 3997억 원이 편성된 내년 R&D 예산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혁신성장 가속화와 미래 연구역량 확보를 위한 것이다. 기초연구와 혁신성장 분야, 중장기 대형 등 주요 R&D와 연구기관 운영경비가 총 16조3522억 원이며, 인문사회와 대학교육 및 국방 R&D 등은 4조475억 원이다.
        
이 중 주요 R&D와 연구기관 운영비 16조3522억 원은 지난 6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심의한 예산보다 5712억 원이 늘었다. 주요 분야는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와 혁신성장을 위한 데이터·AI·수소경제·혁신인재양성 분야 등이다. 
       
데이터·AI경제·스마트공장·스마트팜·핀테크·드론·미래자동차·바이오헬스 등 플랫폼 경제 집중 지원
         
3대 전략분야(데이터·AI 경제·수소경제)와 혁신 인재 양성, 8대 선도사업(스마트공장·스마트팜·핀테크·에너지신산업·스마트시티·드론·미래자동차·바이오헬스) 등에 5조1000억 원을 편성해 플랫폼 경제를 집중 지원하면서 기초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먼저 데이터 분야는 금융과 의료, 통신 등 10대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 축적과 가공·유통·사업화를 추진하고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구축 방안도 연구한다. 또 양자컴퓨팅·지능형 반도체·핵심알고리즘 등 차세대 AI 핵심기술 R&D 예산을 763억 원으로 확대하고 블록체인 실증 사업도 지원한다.
    
지능형 반도체·핵심알고리즘 등 차세대 AI 핵심기술 R&D 예산 규모는 763억 원이다. 공공 와이파이를 보급해 데이터 격차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 물류·집하·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데이터·AI 경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수소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 기반도 육성한다. 주요 가스 공급 거점에 수소생산기지를 만드는 한편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과 302대의 수소 버스를 시범 도입하고 수소차 보급을 2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8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19년 정부연구개발 예산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형 로봇·클라우드·5G·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집중 지원...중소기업 전용 R&D 예산은 3조7000억

      
지능형 로봇·클라우드·5세대 이동통신(5G), 4차 산업혁명의 기초가 되는 핵심기술과 관련된 R&D 예산은 올해보다 1000억 원 늘린 8000억 원, 스마트의료 등 융합기술 관련 예산은 2000억 원 증액된 9000억 원에 달한다.
    
중소기업 전용 R&D 예산은 3조7000억 원이다. 2018년보다 2000억 원이 늘어났다. 중소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R&D는 자동차·조선업 등 위기업종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채용 지원은 물론, 혁신창업 활성화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연구역량 제고를 위한 연구인력과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을 강화한다.
    
이밖에 대구·충북·경북에 의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도록 502억 원을, 강원·전북에 탄소나노산업을 키우도록 37억 원을 투입하는 등 지역 대체산업도 육성한다.
   
삶의 질 높이는 생활 관련 R&D 추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 관련 R&D 분야도 1조 원 이상 책정됐다. 지진·화재·해양사고 구조기술 등과 함께 미세먼지 대응과 생활안전 분야에 국민 아이디어 공모 R&D를 추진하면서 각각 51억 원, 42억 원을 신규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에 침대에서 검출된 라돈 등 독성물질 피해를 줄이는 방사선 안전소재 사업도 추진하고, 폐플라스틱 등 생활폐기물 재활용 기술개발도 착수한다. 복지 관련 R&D는 돌봄 로봇 기술개발, 자폐아 사회성 향상 AI 로봇, 발달장애 의사소통 지원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국민생활 밀착형 R&D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국가 R&D 시스템을 연구자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바이오, 첨단 소재 등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유망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을 예산으로 뒷받침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한편 정부가 470조 원대의 내년도 '수퍼 예산'을 발표한 가운데 20조 원대를 돌파한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한 차별화된 평가 및 관리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번 20조원대 R&D 예산은 ‘국가R&D사업의 컨트롤타워’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역할을 하는 첫 번째 예산"이라면서 “그러나 과기부는 내년 예산안 발표에서 R&D 예산 확대와 신규 투자분야 홍보에만 집중할 뿐 R&D 사업의 컨트롤타워로서 구체적인 R&D 사업 관리제도 개선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을 지낸 물리학자 출신이다. 2016년 20대 총선(總選) 당시 국민의당 비례비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정부의 R&D 사업 예산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예산 사업 관리’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과학기술계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 의원은 “그간 국가 R&D사업은 기초원전·응용개발·연구 인프라 구축 등 국가 R&D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성 중심의 획일적 평가로 단기성과 중심 R&D 양산과 유망기술 확보의 적기를 놓치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기부는 이제라도 기존방식과는 달라진 차별화된 R&D예산 평가·관리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며 “실제 연구 현장에서 창의적인 연구개발을 막는 R&D 평가제도와 감사제도가 개선돼야 과학기술에 전문성을 가진 과기부가 R&D예산을 관리하는 취지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창의성, 자율성, 도전성을 존중하는 연구관리 제도 도입과 감사제도 개선이 없는 R&D 투자는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를 앞둔 신 의원은 “국가 R&D 예산이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연구현장의 창의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도록 국정감사와 예산심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철저한 예산심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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