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파라그 카나(Paragh Khanna)는 세계적인 국제관계 전문가이자 데이터 기반 자문 회사 퓨처맵 창립자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자는 향후 아시아가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진=동녘사이언스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 수상은 과거에 호주가 경제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호주인들은 ‘아시아의 가난한 백인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중략) 호주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시아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남반구의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호주 오픈은 아시아 전역, 특히 일본과 중국에서 팬들을 확보한 2000년대에야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에 걸맞은 명성을 얻었다. 테니스 경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늘날 아시아 국가의 출전 선수들은 5년 전보다 배로 증가했다."


“플라비오 다미코 싱가포르 주재 브라질 대사는 ‘우리는 대서양 국가다. 하지만 미래는 아시아에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브라질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고 인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이며 아세안은 일본을 추월하고 있다.(...)한 파나마 대사는 “우리는 중미의 싱가포르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파나마의 야심을 밝혔다."


“세계적 관점에서 사고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거나 문화를 비교하는 것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 아시아는 서양 역사에서 배운 교훈을 아시아의 발전에 적용했다. 서양 사회는 이제 아시아의 발전이 그들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서양은 그들의 좁은 견해에서 벗어나 국제법과 과학 윤리 등 광범위한 분야의 주제에 관해 아시아적 관점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아시아를 재발견하는 기회였다. 선진국으로 생각한 미국과 유럽이 부실한 의료 체계와 방역 실패에 따른 대혼란으로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때 한국, 싱가포르, 중국 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굳건히 버티거나 오히려 성장했다. 오늘날 유럽과 미국 등은 살아남기 위해 아시아를 배우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지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자 세계 최고 국제관계 전문가인 파라그 카나(Paragh Khanna)는 재작년 《아시아가 바꿀 미래》를 출간했다. 이 책이 최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됐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자는 향후 아시아가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중·일이 주도한 세 번째 성장 시대를 넘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이끄는 네 번째 성장 시대에 돌입했고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하고 세계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담당한다. 또 세계 인구의 60퍼센트 이상이 살고 있는 이 거대한 땅은 고령화되고 있는 서양과 달리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청년 대륙이다. 


저자는 특히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팬데믹에도 든든한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며 강한 회복 탄력성을 입증한 아세안 10개국의 미래를 높게 평가한다.


파라그 카나는 세계적인 국제관계 전문가이자 데이터 기반 자문 회사 퓨처맵 창립자다. 그는 책에서 경제, 정치, 문화 등에서 아시아가 바꿀 미래를 공신력 있는 자료와 통계를 근거로 세계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책은 아시아의 역사를 고대부터 지금까지 폭넓게 탐구한 밀도 높은 인문서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글로벌 주식계의 전설 짐 로저스는 미래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이 책을 강력 추천했다. 책은 2019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등 글로벌 경제지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한국의 미래에도 긍정적이다. 책에 따르면 한국은 인터넷, 5G, 산업 로봇 등 기술공학 분야는 물론 빌보드 탑 200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BTS와 뷰티 등 문화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저자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핀테크 산업이다. 한국은 카카오페이 같은 모바일 뱅킹 가입자 비율이 인터넷 뱅킹 가입자 비율을 훨씬 넘어선 ‘현금 없는 사회’다. 아시아 저소득 국가에서 핀테크 상품 보급률은 5퍼센트 미만인데, 이는 앞으로 무려 약 20억 명이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상품을 이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아세안의 풍부한 노동력, 중앙아시아의 넉넉한 천연자원 등은 아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통일이라는 혁신적인 찬스까지 가진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가장 눈부신 성장 가능성을 가진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저자는 전망했다. 



파라그 카나(Paragh Khanna)는 누구?


세계적인 국제관계 전문가이자 데이터 기반 자문 회사 퓨처맵 창립자다. 조지타운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고 런던정경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국의 정치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파운데이션 미국 전략 프로그램과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세계경제포럼과 외교문제협의회에서 일했고, 미군 특수작전부대의 지정학 선임 고문을 지냈으며, 오바마 선거 캠프 대외정책팀을 지도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수석 연구원, 여러 정부와 기업의 자문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지리학회 위원, 뉴시티 파운데이션 이사를 역임했다. 저자는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언론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OECD가 선정한 ‘미래 지도자’상을 받았다. 《에스콰이어》가 뽑은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75인’에 뽑혔으며,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가 선정한 ‘2008 가장 명석한 인물’ 1위를 차지했다. 세계경제포럼이 지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제2세계》, 《커넥토그래피 혁명》 등이 있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