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신년사와 관련해 미국에서 부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19일(현지시각) '북한은 2032년 올림픽을 공동 개최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믿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평가는 선지자적이라는 평가부터 어리석다는 평가까지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뒤 남북 관계는 '붕괴(disintegrated)'된 상태로 북한은 현재 남한과 대화를 거부하고 관영 매체를 통해 경멸과 조롱조 논평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의 낙관주의가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옹호하지만 비평가들은 그의 낙관주의는 순진한 것으로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수전 솔티 디펜스포럼 회장은 WP에 "그것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고 부도덕한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탈북자 지원과 북한 인권 개선 등에 매진해온 그는 "두 나라가 함께 올림픽 유치 신청을 하는 것은 북한 주민을 상대로 매일 자행되고 있는 잔학한 행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독재국가인) 북한과 같은 자리에 서는 것을 자청함으로써 민주공화국인 한국의 위상은 저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구상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한국의 대통령보다 북한 주민들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 문 대통령은 그들의 고통에 등을 돌렸다"고 했다.
 
WP는 “전문가들은 올림픽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공동 개최할 수 있을 만큼 남북관계가 수년간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과 전 세계 언론과 관중들이 올림픽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헛된 기대'"라고 평가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WP에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는 '비현실적인 세계(la-la land universe)'에 빠져 있다"며 "그의 제안은 현재 정치 현실과 완전히 동 떨어진 끝없는 햇볕 정책 낙관론에 근거한 엄청나게 급진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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