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연이어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시기에 언급했던 '로켓맨'을 다시 꺼내며 무력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북한은 총참모장이 직접 나서 "무력사용은 미국만의 특권은 아니다"고 받아치고 나섰다. 지난 10월 미북간 스톡홀름 실무 협상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며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했던 2017년의 긴장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월 말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감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김정은이 백두산 삼지연을 찾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10월16일 백두산에 오른 지 47일 만이다. 지난 12월 4일에는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혁명 전적지를 답사하며 또다시 국내외 시선을 집중시켰다. 백두산 등정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정천 군참모총장 육군대장을 비롯해 군종사령과 군잔장, 당 간부들이 동행했다. 백두산 등정을 통해 중대 결심을 예고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다음 날에는 북한의 공세가 거세졌다.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무력 사용은 미국만의 특권은 아니다"라며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박정천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 수뇌자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김정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군은 해군 해상초계기 P-3C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는 등 일주일 사이에 9차례의 특수 정찰기를 전개하며 북한에 대한 감시와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위치를 발신해 북한에 추가적인 무력 시위를 억제하려는 의도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년 만에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켓맨'은 북미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에 사용했던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는 확실히 로켓을 쏘아 올리길 좋아한다. 나는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무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전제하긴 했으나 "그래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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