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월 3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군 쿠드스군의 지도자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첫 반응을 보였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1월 5일 '군사전문가들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오래 전부터 특수부대를 주요 거점에 들이밀어 탈레반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군사작전을 수행했지만 매번 실패하고 있다"며 "친미 국가들도 내부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방식으론 중동지역 문제를 풀 수 없고 사망자 수만 늘어날 뿐이라고 한다"며 "앞으로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군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혹독한 보복'을 경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월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52곳의 목표물을 선정해 놨고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대해 이란이 매우 뻔뻔스럽게도 미국 시설들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52곳의 목표물들을 선정해 놓았으며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들에 대한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52곳의 목표물을 선정한 것은 미국인 52명이 1979년 이란혁명 이후 테헤란주재 미 대사관에 1년 이상 억류됐던데 따른 것이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2번째로 강력한 권력을 가진 것으로 꼽혀져 왔다. 그러나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인 수백명의 죽음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테러리스트로 분류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정 등을 놓고 미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는 동맹 관계다. 여러 사안에 대해 적절한 선에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달 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추진 중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함께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 개최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달 중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는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군사도발로 미국을 위협해온 김정은이 트럼프의 '솔레이마니 제거'를 보며 상당히 위축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1월 5일 '인터넷판 기사 '美본토서 조종해 적국 표적 핀셋 제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빈 라덴 등 알 카에다 지도부가 잇따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살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일과 김정은도 드론 포비아(무인기 공포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미군의 U-2 고고도 정찰기의 대북 정찰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단순한 정찰을 넘어 드론을 통한 공격 가능성에 대한 공포 때문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북한군은 드론 대응 훈련을 강화했다. 지난 2011년 11월 조선중앙TV가 방영한 북한 육·해·공 합동훈련 영상을 보면 김정일과 김정은이 지대공(地對空) 미사일로 상공에 떠 있는 무인항공기를 격추시키는 장면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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