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전부 철거하고 새로 건축할 것을 지시했다고 10월2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단돼온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백지화하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관광지구를 새로 건설해 관광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한 사이의 중요 협력사업의 대표적 사례였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영구 중단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한국)측에서 건설한 시설들과 삼일포, 해금강, 구룡연 일대를 둘러보았다.
김정은은 "관광지구에 꾸려놓은 봉사건물들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범벅식이라고,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앉혀 놓았다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우리 땅에 건설하는 건축물은 마땅히 민족성이 짙은 우리 식의 건축이어야 하며 우리의 정사와 미감에 맞게 창조되어야 한다"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금강산 절벽 하나, 나무 한그루에까지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이 깃들어 있다"면서 "금강산관광봉사와 관련한 정책적 지도를 맡은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에서 금강산 관광지구의 부지를 망탕 떼여주고 문화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외면하여 경관에 손해를 준데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면서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개성·금강산의 조건 없는 재개’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면적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금강산관광도 발이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당중앙위원회 간부들인 장금철, 김여정, 조용원, 리정남, 유진, 홍영성, 현송월, 장성호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마원춘 국무위원회 국장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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