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월 3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공식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019년 10월 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새형의 탄도탄 시험발사는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 군은 10월 2일 오전 7시1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으며,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km, 거리는 약 450km로 탐지됐다.
   
북한이 '북극성-3'형을 고각 발사 방식으로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점으로 볼 때 최대 사거리는 이보다 더 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16~2017년 개발한 '북극성-1'형과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1300여㎞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이날 공개된 '북극성-3'형은 사거리 등 성능면에서 과거 북극성 계열보다 성능이 향상된 무기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중앙통신은 "시험발사를 통해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 전술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으며 시험발사는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2016년 8월 동해상에서 '북극성-1'형을 발사했고, 2017년 2월과 5월에는 이를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한 '북극성-2'형을 발사하며 완성도를 높여 나간 바 있다.
     
중앙통신은 "시험발사를 통해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 전술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으며 시험발사는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진행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의 성공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선전했다. 
  
북한은 올해 신형전술유도무기, 대구경조종방사포, 초대형방사포 등 새로운 무기를 공개하면서 김정은의 현지지도 사실을 크게 선전했다. 이날 중앙통신은 김정은의 '북극성-3'형 시험발사 현장 참석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김정은이 SLBM을 쏘던 10월 2일 국회 국감장에 출석해 국방정책실장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 차례 웃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한편 북한 김정은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겁먹은 개' '삶은 소대가리'라며 모욕을 주면서도 미국 대통령에게는 ‘만나자“며 친서를 보낸다. 그렇게 대미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온 북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SLBM을 쐈다.
 
조선일보는 10월3일자 사설을 통해 “북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ICBM만 아니면 된다‘고 했는데 ICBM이나 다름없는 '레드라인'을 일부러 건드린 것"이라며 “(북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계획적인 도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트럼프를 관찰하고서 '허풍쟁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미국이나 한국이 대북(對北)군사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란이 미국의 드론을 격추시키고 사우디 유전을 드론으로 공격해도 묵인하는 것도 직접 목격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미국이 북의 SLBM을 용인하면 북핵도 똑같은 코스를 밟아갈 것"이라며 “북핵 폐기의 실낱같은 가능성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한반도 운명이 어두운 갈림길로 접어들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조짐"이라고 전했다.
 
이 나라는 지금 보통의 국민들이 국가안위를 걱정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방부 장관은 김정은이 SLBM을 쏘던 10월 2일 국회 국감장에 출석해 국방정책실장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 차례 웃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정경두 장관은 이날 '이번 도발이 9·19군사 합의에 위배되느냐'는 질문에 "합의 문구에는 정확하게 그런 표현이 없다"고 답했다.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국적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