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Key Resolve)과 '독수리 훈련'(Foal Eagle)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3월 3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우리 시간으로 2일 오후 10시부터 4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연례적으로 해 오던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훈련은 한반도 전장 상황을 상정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매년 상반기 시행했던 핵심 훈련이다.
 
한미 국방당국은 올해부터 두 훈련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이름과 함께 훈련 규모도 축소해 시행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당국은 지난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2019년도 연합연습 시행계획에 대해 검토하기로 약속한 뒤 훈련 명칭과 규모, 일정 등을 잠정 확정했으나 2차 미북회담을 앞두고 공식 발표를 미뤄왔다.
 
이번 폐지 결정으로 키리졸브 연습은 11년 만에, 독수리훈련은 4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키리졸브 연습은 1976년부터 매년 진행돼 온 '팀스피릿'(Team Spirit) 훈련을 모체로 하는 연합 훈련이다. 1994년 북한과의 핵 협상으로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2008년 키리졸브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독수리 훈련은 1961년부터 매년 가을 연례적으로 시행돼오다 1975년 현재의 명칭인 독수리 훈련으로 바뀌었다. 2002년부터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과 병행해 시기도 봄으로 앞당겨 열렸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 연합사령부는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동맹'(alliance) 연습으로 명명했다. 올해 훈련은 오는 4~12일 진행될 예정이다.
 
합참은 "동맹 연습은 한미 양국 간의 긴 세월 동안 유지한 파트너십과 대한민국 및 지역적 안정을 방어하기 위한 의지를 강조하는 연합지휘소 연습"이라며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작전을 전략, 작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연합훈련을 이유로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로 전개하는 상황에 대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미 군당국은 지난해 북미 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연례적으로 시행하던 연합훈련을 유예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북한도 한미 국방당국의 이같은 변화에 대응해 지난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량살상무기(WMD) 시험을 하지 않는 등 호응하고 있다.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이행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보조를 맞췄다.
    
한미 국방당국은 훈련 명칭 변경이나 축소 방침에도 기존과 같이 빈틈없는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은 "'동맹' 연습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및 유엔사 전력제공국들이 함께 훈련하고 숙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전투준비태세 수준 유지를 위해서는 정예화된 군 훈련이 시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연습은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미 핵심 군사훈련을 동시에 폐지하는 것은 향후 우리군의 방어능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이 비용이 많이 든다며 불만을 또다시 표출하면서 이르면 상반기 시작될 내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의 인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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