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미북(美北)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현지 체류기간을 당초보다 길게 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수년 동안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을 연구해왔다는 주장이 미국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회담 후 3월 2일경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23일 김정은이 응웬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에 따라 '수일 내' 베트남을 '공식 친선방문'한다고 밝혔다.
 
정상급 외교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는 김 위원장의 정확한 방문 날짜와 귀국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베트남 현지 일정이 유동적인 셈이다.
 
지난 23일 전용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출발한 김정은은 베트남 현지시각으로 26일 새벽 또는 오전 중으로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하노이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하노이 도착 후 호치민묘지 참배와 쫑 주석 면담 정도의 일정만 소화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상응조치' 담판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회담을 마친 김정은은 베트남 박닌성의 옌퐁공단과 산업·항만도시인 하이퐁의 빈패스트공장 등을 둘러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김정은이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인 하롱베이를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곳은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북한 김일성이 1964년 베트남 방문 때 둘러본 곳이기도 하다. 원산갈마해안광광지구 등을 중심으로 관광산업 부흥을 꾀하는 김정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장소라는 평가다.
 
한편 미국 CN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수년 동안 베트남의 시장 개혁과 이에 따른 정치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연구해 왔다고 전했다. 레 당 조안 전(前) 베트남 총리 고문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대표단이 지난 3년 동안 베트남을 방문했고 그들은 동남아 국가의 경제 개혁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하노이대학 선임 연구원인 조안 전 고문은 "북한 대표단은 베트남이 어떻게 경제 개혁을 준비하고 수행해왔는지, 그러한 변화가 초래한 정치적 영향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며 "베트남이 미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정상화시켰는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시행된 베트남 경제개혁은 공산당 지배 하의 베트남이 세계 시장에 다시 진출해 이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터전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경제 개혁 속에서도 베트남은 주민과 경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고 있어, 북한이 따를 수 있는 잠재적 모델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분석했다.
 
조안 전 고문은 "베트남식 경제 개혁은 국민들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활용하면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며 "북한에 아주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은 어려운 과정"이라며 "어떤 것은 이득을 얻고 이익이 되지만, 어떤 것은 권력의 통제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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