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폼페이오에게 “종전선언 중요하지 않아”
●美 국무부, 남북 철도·도로 합의에도 “비핵화와 별도로 진전은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하며 대북(對北)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전에 대북제재 완화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차 내놓고 있다.
  
미 국무부 측은 10월 16일(현지시각) VOA(미국의소리)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에 실패할 경우 대북 제재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재 완화는 북한의 비핵화 뒤에야 이뤄질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 된 것도 그동안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제재를 완벽히 이행한 결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은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원하며, 최종적인 비핵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프랑스가 대북 제재 완화에 일정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또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11월~12월초에 갖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남북한 관계 개선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문제 해결과 별도로 진전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국무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특정 품목 거래를 금지하며 유엔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네 번째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 김정은이 “종전선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정은이 폼페이오에게 ‘종전선언의 뜻이 뭐냐. 정치적 의미는 있겠지만 종전선언을 한다고 해서 미국과 북한의 현재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고 조선일보 강인선 워싱턴 특파원에게 전했다.
        
김정은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심사는 종전선언이 아니라 ‘대북제재 완화’였다고 한다. 그 역할을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를 상대로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에게 핵리스트 제출을 요구했으나 그 자리에서 김정은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충분히 행동으로 다 보여주면 현재와 미래의 핵 프로그램을 다 보여주고 포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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