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28일(현지시각)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다시 위기에 처해있으며 무산될 수도 있다"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비밀편지 내용을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CNN은 "김정은 정권은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미국은 아직도 (북한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이 때문에 과정이 진전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며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소식통은 "만약 타협이 이뤄지지 못하고 초기 협상이 무너지면 평양은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국제관계 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Josh Rogin)은 27일 워싱턴포스트 칼럼(Why Trump cancelled Pompeo’s trip to North Korea)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이유를 밝혔다. 사진=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앞서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칼럼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방관의 방북이 전격 취소된 이유를 소개했다.
    
국제관계 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Josh Rogin)은 'Why Trump cancelled Pompeo’s trip to North Korea(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의 방북을 취소했나)'라는 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비밀 편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시 로긴은 그 근거로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 2명을 거론했다.
     
편지의 발신인은 북한 통전부장 김영철. 이 편지를 받은 트럼프는 '이번 방북은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로긴은 비밀편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미를 건드리는 공격적 내용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북한 김영철이 편지를 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었다. 트럼프는 친서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에 더욱 진전을 보여야 하며 과거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성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친서를 통해 몇 차례 서신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조시 로긴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함으로써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진전이 별로 없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등 외교적 협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을 방문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난 폼페이오 미 국무방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가진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외교적 합의사항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만약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에 대해 보다 강화된 제재나 다른 수단을 통해 더욱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로긴은 내다봤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최소 이유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선언을, 북한은 종전선언을 우선순위로 내걸고 있어 이에 대한 의견조율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민기 국회 정보보위원회 간사는 28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서훈 국정원장의 말을 인용해 "서훈 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것에 대해 '북한에서는 먼저 종전선언 채택하라, 미국에서는 먼저 비핵화선언을 하라는 충돌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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