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naver blog/zirzido)


-- 항생제 장기 복용하면 질 내 유익균 없어져
-- 질염 방치시 골반염 자궁내막염 등으로 난임이 된다


평소 비염으로 고생하던 A씨(여, 32세)는 갑자기 내려간 찬기운으로 인해 그만 감기에 걸려 내과병원을 방문,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감기로 인해 처방받는 항생제와 소염제는 예사로운 일이었기에 하루 세번 복용했다.

그런데도 감기가 더 심해지며 좀처럼 기침이 낫지 않았다. 계속해서 항생제를 복용하고 또 복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외음부가 심하게 가렵기 시작했다. 질 분비물도 점점 하얀색을 띄기 시작하더니 치즈 같은 덩어리가 나오는 거였다.

A씨는 찝찝함을 참을 수 없어서 동네 산부인과에 방문, 의사로부터 항생제로 인한 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생제는 세균감염이나 바이러스 곰팡이균 등을 막아줘 두루두루 쓰이는 약이다. 항생제는 너무 흔하게 처방되는 약제이기에 거부감도 없다.

최근 항생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두드러기, 발진 같은 피부트러블 뿐 아니라 백혈구 감소, 장염, 소화장애 등의 문제도 생긴다는 것.

여성에게 잘 생기는 항생제 부작용 중 질염이 있는데, 질가려움증과 격한 냄새와 질분비물 증가 등은 여성으로서 여간 골칫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다. 한 번 걸리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질염 증세가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산부인과로 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염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발전해 자궁 내부에까지 침범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염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오랜 시간 방치하면 난임으로 임신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항생제라는 것은 몸 속 유해 세균뿐 아니라 유익한 세균까지 없앨 수 있다. 건강한 질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유산간균)가 활발히 활동한다.

이 락토바실러스균은 질이 약산성 상태인 PH4.5~5를 유지하도록 한다. 질이 약산성이어야 나쁜 균들의 침입을 막을 수 있고, 설사 균이 침입해도 질 내에서 증식할 수 없도록 막을 수 있다.

항생제를 일정기간 복용하면 항생제가 없애야할 유해 세균 뿐 아니라 질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까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질 내 산도가 유지되지 않아 질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바뀐다.

주로 칸디다 곰팡이균에 의해 생기는 칸디다성 질염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이라면 항생제를 필요이상으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출산문화연구소 박문일 소장은 “많은 여성들이 항생제를 장기 복용한 후 질염에 걸린다”며 “한국사람들의 항생제 오남용은 너무 심하며, 아무리 강조해도 아직까지도 사소한 감기만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항생제로 인해 질염에 걸린 경우 락토바실러스균을 빠르게 회복시키는게 중요하다”며 “유산균이 함유된 요구르트나 유산균 제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깨끗한 환경을 위해 질세정제로 너무 자주 씻는 것도 금물이라고 한다. 특히 알칼리 성분의 세정제는 자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 잦은 세정제를 통한 세척으로 산성을 유지하던 좋은 균마저 사라진다면 유해균만이 득실대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질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임신을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 중요하다. 만약 유해환경으로 바뀌게 된다면 무엇보다 단숨에 고약한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

나쁜 세균은 글리코겐을 영양분으로 삼지 않고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게 되면서 이 부산물로 인해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여성에게 있어서 건강한 질은 행복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기본적인 것이며,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는 건강한 생식력의 기초공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래 방치된 질염은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은 질을 통해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질염이 반복되면 내막염과 골반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이 심한 상태에선 수정란이 착상되기가 힘들다.

특히 세균성 질염은 재발이 잘 되므로 치료를 완치가 될 때까지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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