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시와 경상북도 경산시·청도군·봉화군을 감염병으로는 처음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 지원에 나선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코로나19로 대규모 감염병 피해가 발생한 대구시와 경상북도 경산시, 청도군, 봉화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0분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정부 건의를 재가(裁可)했다. 이달 12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요청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중대본 본부장인 국무총리 권유를 거쳤다.
 
박 1차장은 "선포 지역은 인구 수에 비해 환자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시, 경상북도 경산시와 청도군, 봉화군을 대상으로 했다"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자치단체의 지방비 부담 완화 등 세부적인 지원상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의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심의를 통해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에선 사회재난과 관련해 8차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있었지만 감염병으로 인해 지역에 선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해 피해조사를 벌인 뒤 '복구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국가와 지자체는 이 지역의 피해시설 복구와 피해주민의 생계안정을 위한 보상금 또는 지원금을 지급하게 된다. 사망 장례비와 고등학생 학자금 면제 등이 대표적이다.
 
주민들에게는 국세 납부 예외, 지방세 감면 등 9가지 혜택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연금보험료, 통신요금, 전기요금, 지방난방요금 감면 등이 이뤄진다. 아울러 해당 지자체에는 복구액의 50% 이상을 국고로 지원받는다.
 
앞서 정부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대구 45명·경북 17명이 새로 확진(오전 9시 기준)된 지난달 21일 대구와 경북 청도군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대구시와 인접한 경북 경산시에서 요양시설 등에서 환자가 늘어나자 이달 5일 추가로 특별관리지역 지정을 했다. 그러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은 해당 지역에 대해 통상적 수준보다 더 강한 방역 조치와 지원을 한다는 의미일 뿐 행정상 관리 명칭으로 법적 근거는 없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법)에 근거해 제도적 지원이 가능한 특별재난지역과는 엄연히 다르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 또는 사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의 행정·재정 능력으로는 수습이 곤란해 국가적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선포된다. 사회재난은 지자체 행·재정적 능력으로 수습이 곤란할 때, 자연재난은 시·군·구별 피해액이 국고지원 기준(18억~42억원)의 2.5배를 초과할 경우 선포한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도입됐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4월4일부터 고성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자 6일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동해시, 강릉시, 인제군을 8번째로 특별재난지역에 선포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재난은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항공 및 해상사고 포함), 화생방사고, 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해 일정 규모 이상의 피해와 에너지·통신·교통·금융·의료·수도 등 국가기반체계의 마비, 감염병 및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피해 등이 해당된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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