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과 재력 및 교수 직위를 이용하여 표창장 좀 위조하고 허위 스펙 좀 끼워 넣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어여쁘고 귀한 자녀 대학 좀 잘 보내려고 한 것인데, 뭐가 그리 큰 잘못입니까. 가난하고 인맥 없고, 아무 직위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어여쁘고 귀한 자녀라 하더라도 힘들게 아르바이트 시키고, 밤낮으로 공부시키면서 죽어라 자녀 혼자 애쓰게 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컨닝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공부 잘하는 것 보다 차라리 그렇게 하느니 정직하게 공부 못 하는 게 낫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것이 맞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제 보니 제 생각이 틀렸던 것 같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대학을 누가 대신 보내주지 않는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것이 맞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제 보니 그것도 틀린 것 같습니다.
가진 돈이 많고 아는 정보가 많아 사모펀드 같은 곳에 투자해서 쉽게 돈 좀 불리면 어떻습니까. 투자할 가진 돈도 없고,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고 아는 정보가 없어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밤낮으로 힘들게 일만하면서 얼마되지도 않는 월급으로 자녀들의 교육비, 생활비, 집세나 집대출금 변제 등으로 간신히 빚만 지지않으면 다행이겠지만요.
(중략)
정의와 공정한 사회를 정권의 기조로 삼고 법무행정 비전으로 삼고 있는 법무부 장관께서 받고 계신 현재까지 드러난 구체적인 의혹들에 불과한 것인데, 뭐 저 정도 의혹이 사실이라도 어떻습니까.
게다가 원인과 해결책이 전혀 맞지 않는 수사권 조정안에 찬성하시다가 당신과 직접 관련되는 수사를 겪으시고 나서야 특수수사의 축소 내지 폐지를 주장하시고, 임명권자께서까지 직접 나서시어 검찰 수사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여권이 총동원 되다시피하여 검찰 수사를 비난하고, 장관이라고 밝히시며 수사 검사에게 피의자의 남편으로서 전화하시는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실현 불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시는 분이심에도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라고 하시는데, 틀림없이 총장님께서 모르시는 검찰개혁을 위한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신 분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임장관님께서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임을 총장님만 못 알아보시고 그리 엄정하게 수사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총장님, 그래도 총장님 덕분에 잘 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검찰에서 특수수사나 직접 수사분야를 폐지 내지 축소하여 대통령 직속으로 공수처나 특수수사처를 만들게 되면, 이번 총장님의 수사를 보고 느낀 바가 많은 공수처나 특수수사처는 정권의 의중을 잘 헤아려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바탕으로 수사를 잘 할테니 이리 국론을 분열시키거나 나라를 어지럽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중략)
이제 공수처나 특수수사처 같은 곳이 생기면 검찰과 함께 나란히 정치 수사기관으로 자리잡으며 매일 같이 언론에 함께 오르내리고 서로 경쟁하듯 비난을 받게 될 수도 있을 터이니 검찰 혼자 외롭지 않을 듯합니다.
총장님, 덕분에 앞으로 후배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과 관련된 수사는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과 관련된 수사는 신속히 하여서도 아니되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의 수사 인력으로 제한하여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추어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으므로, 지금의 총장님처럼 비난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략)
제가 알기로 범죄 성립 여부는 그 단서가 된 의혹이 전혀 타당성이 없지 않은 이상 수사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인데, 수사한 결과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거나 영장청구가 기각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는 것으로 보아, 위 수사기관의 수장들은 예지력과 같은 초능력을 가지고 수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미리 혐의가 명백한지를 알아내어 그 혐의가 명백한 것이 확실한 경우에만 수사에 착수하여야 하고, 영장 발부 여부를 미리 알아내어 영장발부가 확실한 경우에만 영장청구를 하여야만 정치권과 국민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총장님,
위와 같이 총장님께서 가시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 겁니까!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총장님 때문에 검찰이 정치검찰이라 비난받고, 국론이 분열되어 온 나라가 어지럽지 않습니까."

 
현직 검사가 9월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쓴이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소속 장진영(40?사법연수원 36기) 검사다. 장 검사는 A4용지 4장 분량의 글 첫 문장을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로 시작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고, 현 정권의 이중적 잣대를 비판하고 있다. 물론 반어적 표현을 사용했다.
 
글 내용이 내부 게시판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검사의 글은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한 비판이 여권과 지지세력에게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사를 지지하는 내부의 반응이 나온 첫 번째 글이다. 더군다나 글을 쓴 장 검사는 지난 5월 검찰 내부망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문제를 지적하며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답변을 요구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장 검사는 글에서 "임명권자로부터 그리도 신임을 두텁게 받아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장까지 되셨다"며 "제대로 파격적인 인사로 검찰총장까지 됐는데 이리 은혜를 모르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를 했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지난 정권 때도 그리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국정원(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하다가 여러 고초를 겪었으면서 또다시 그 어려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로 인해 여권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반어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검사는 "총장이 이리 엄정히 (조 장관 관련) 수사를 하지 않았으면 특수수사는 살리고, 총장께서 검찰 개혁에 저항한다는 오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고 하는 총장 때문에 검찰 개혁을 원하는 많은 검찰 구성원들까지도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윤 총장이 야당과 내통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지목하며 "지지율도 높고, 총장을 그리도 신임하는 여당 쪽과 내통하는 게 더 편하지 않나"며 "왜 그런 의혹을 받고 있나"고 전했다.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장 검사는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대학을 누가 대신 보내주지 않는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게 맞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보니 그것도 틀린 것 같다"며 조 장관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빗대 말했다.
 
또 "가진 돈이 많고 아는 정보가 많아 사모펀드 같은 곳에 투자해서 쉽게 돈 좀 불리면 어떤가"며 "당첨될지도 모르는 복권을 살 게 아니라 좀 더 가능성이 있는 사모펀드 공부를 제대로 해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장 검사는 아울러 "총장 덕에 앞으로 후배 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과 관련된 수사를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과 관련된 수사는 신속히 해서도 안 되고,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의 수사 인력을 제한해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춰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다"고도 언급했다.
 
조 장관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장 검사는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장관이라고 밝히며 수사 검사에게 피의자의 남편으로서 전화하는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실현 불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분"이라며 "검찰 개혁의 가장 적임자로고도 하는데,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분일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장 검사는 끝으로 "이같이 총장이 가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게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가"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장 검사의 글 전문(全文)이다.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총장님 때문에 검찰이 정치검찰이라 비난받고, 국론이 분열되어 온나라가 어지럽지 않습니까.
 
총장님,왜 그러셨습니까!
 
임명권자로부터 그리도 신임을 두텁게 받으시어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장님까지 되셨는데, 기수까지 무시하며 파격적인 인사로 고검검사에서 바로 서울중앙지검장님까지 되시고, 곧이어 또 다시 고검장을 뛰어 넘어 제대로 파격적인 인사로 검찰총장님까지 되셨는데 이리 은혜를 모르십니까.
  
검찰의 기존 인사원칙도 과감히 무시하며 임명권자로부터 이리 엄청난 신임을 받으시어 총장님까지 되셨는데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를 하셨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으셨을텐데요.
 
지난 정권때도 그리 정권 눈치 살피지 않으시고 국정원 댓글 수사하시다가 여러 고초를 겪으셨으면서 또다시 그어려운 길을 가시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위와 같이 여러 고초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 사건 그리 엄정히 수사하시어 현 정권 탄생에 적지않은 기여를 하시고, 이후에 적폐수사도 그리 열심히 하시어 현 정권의 공신대우를 받으며 편안히 지내실 수 있었을 텐데요.
 
어찌 그리 성향이 바뀌지 않으시고 한결 같으십니까.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신임장관님께서는 수사권 조정과 관련하여서 적폐수사를 열심히 하시던 총장님 모습을 보며 검찰의 특수수사, 직접수사는 너무 잘하고 있다며 적극 격려하시고 직접수사를 유지해야 한다시며 총장님께서 오랫동안 담당하신 특수수사를 편들어주셨는데요
 
신임장관님 관련 수사를 이리 열심히 하지 않으셨다면 총장님께서 담당해오신 특수수사, 직접수사는 챙기시면서, 대신에 검찰개혁의 원인과 크게 관련성이 없는 일반 형사부의 수사지휘권만 내놓으시면 엉뚱한 부위의 검찰 힘 빼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셨을 텐데요
  
지금까지도 특별공판팀까지 만들어 그리 열심히 하시던 적폐수사만 열중하시고 그 공소유지만 애쓰셨으면 되셨을텐데 왜 이리도 정권의 신임이 두터우신 장관님 관련 수사를 열심히 하십니까.
   
총장님, 정말 왜 그러셨습니까!
 
저 역시도 기존에 그리도 검찰개혁의 문제가 되어왔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특수수사 폐지 내지 축소를 통한 검찰의 권한 축소,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의 문제점 등 내부개혁에 적극 찬성하는 검사이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구성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총장님께서 이리 엄정히 수사를 하지 않으셨으면 특수수사는 살리고, 검찰개혁에 반대할만한 이유가 없어 보이시는 총장님께서 검찰개혁에 저항한다는 오명을 쓰시지 않으셨을 텐데요.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에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고 하시는 총장님 때문에 검찰개혁을 원하는 많은 검찰구성원들까지도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습니까.
  
총장님, 정말 그러셨습니까!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야당과 내통하셨습니까.
 
설마 아무리 정치적 이해타산을 하지 않으시는 분이라하셔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무엇이 이로울지 아실 텐데요.
    
지지율도 높고 총장님을 그리도 신임하는 여당 쪽과 내통하시는 게 더 편하지 않으십니까.
 
세 살배기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힘 센 사람 편에 서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다 아는데 총장님은 왜 그리하셨다는 의혹을 받고 계십니까.
 
그리고 인사청문회 때 총장님을 반대하고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야당 쪽도 이리 엄정하게 수사하시는 총장님을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 않던데요.
왜 이리 양 쪽에서 다 비난을 받고 계신가요. 힘 센 쪽에 붙어서 편한 길 가시지 그러셨습니까.
 
임명권자와 신임장관님 의중만 잘 살폈어도 이리 정치검찰이라 비난받지 않으시면서 적당히 협의하여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총장님께서 오랫동안 담당해 오신 특수수사는 살리고, 막강한 권한도 없는 형사부 수사지휘권만 내놓고 일반 형사부 검사들만 힘들어하면서 사법통제를 약화하여 민생과 밀접한 경찰의 수사를 편하게 할 수 있게 하면 되는데요.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지난 적폐수사를 받은 정권을 비난하면서 정의와 공정성을 내세운 현 정권이라 할지라도,
법무부의 법무 행정비전이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라고 할지라도,
교육의 공정성이 무너져 학생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사회 부조리를 느끼게 된다 하더라도,
신임장관님께서는 진정한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로 평가받으시어 임명되신 분인데,
그 가족 분들이 기소되거나 장관님께서 의혹을 좀 받으시면 어떻습니까.
  
가진 인맥과 재력 및 교수 직위를 이용하여 표창장 좀 위조하고 허위 스펙 좀 끼워 넣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어여쁘고 귀한 자녀 대학 좀 잘 보내려고 한 것인데, 뭐가 그리 큰 잘못입니까.
 
가난하고 인맥 없고, 아무 직위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어여쁘고 귀한 자녀라 하더라도 힘들게 아르바이트 시키고, 밤낮으로 공부시키면서 죽어라 자녀 혼자 애쓰게 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컨닝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공부 잘하는 것 보다 차라리 그렇게 하느니 정직하게 공부 못 하는 게 낫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것이 맞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제 보니 제 생각이 틀렸던 것 같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대학을 누가 대신 보내주지 않는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것이 맞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제 보니 그것도 틀린 것 같습니다.
  
가진 돈이 많고 아는 정보가 많아 사모펀드 같은 곳에 투자해서 쉽게 돈 좀 불리면 어떻습니까,
 
투자할 가진 돈도 없고,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고 아는 정보가 없어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밤낮으로 힘들게 일만하면서 얼마되지도 않는 월급으로 자녀들의 교육비, 생활비, 집세나 집대출금 변제 등으로 간신히 빚만 지지않으면 다행이겠지만요.
   
검사는 나름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국민들 혈세로 적지 않은 월급을 받는데 요행을 바래서는 안 된다며 복권 한 장 잘 사지 않는 분도 계시던데, 그것도 틀린 것 같습니다.
 
당첨될 지도 모르는 복권을 살  것이 아니라 좀 더 가능성이 있는 사모펀드 공부를 제대로 해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위 정도의 것들이 정의와 공정한 사회를 정권의 기조로 삼고 법무행정 비전으로 삼고 있는 법무부 장관께서 받고 계신 현재까지 드러난 구체적인 의혹들에 불과한 것인데, 뭐 저 정도 의혹이 사실이라도 어떻습니까.
 
게다가 원인과 해결책이 전혀 맞지 않는 수사권 조정안에 찬성하시다가 당신과 직접 관련되는 수사를 겪으시고 나서야 특수수사의 축소 내지 폐지를 주장하시고,
 
임명권자께서까지 직접 나서시어 검찰 수사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여권이 총동원 되다시피하여 검찰 수사를 비난하고, 장관이라고 밝히시며 수사 검사에게 피의자의 남편으로서 전화하시는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실현 불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시는 분이심에도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라고 하시는데,
 
틀림없이 총장님께서 모르시는 검찰개혁을 위한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신 분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임장관님께서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임을 총장님만 못 알아보시고 그리 엄정하게 수사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총장님, 그래도 총장님 덕분에 잘 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검찰에서 특수수사나 직접 수사분야를 폐지 내지 축소하여 대통령 직속으로 공수처나 특수수사처를 만들게 되면, 이번 총장님의 수사를 보고 느낀 바가 많은 공수처나 특수수사처는 정권의 의중을 잘 헤아려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바탕으로 수사를 잘 할테니 이리 국론을 분열시키거나 나라를 어지럽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한때 공수처든 특수수사처든 정치적 중립성을 위하여는 행정부나 대통령 직속으로 하기보다는 차라리 독립성이 있는 사법부 산하기관으로 귀속시켜 수사하게 하고, 행정부 산하 법무부 소속의 검찰이 위 공수처 등의 수사기록을 송치 받아 기소하도록 함이 검찰개혁으로 주장되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원칙에 더 부합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였고, 그야말로 검찰은 사법통제인 수사 지휘와 기소 및 공소 유지 업무에 철저히 하는 것이 어떨까하고 생각해보기도 하였는데,
      
한편 그렇게 되면 지난 적폐 수사를 그리 신속하게 하지 못하였을 것 같고 그 효율성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그 추구하는 가치의 이익형량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지 지금도 계속 혼자 아무런 실익도 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검찰이 비난받던 내용이 사법부나 공수처, 특수수사처 등으로 그대로 옮겨가 사법부까지 정치사법부로 만들 것 같다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처럼 검찰 혼자 비난을 받지는 않겠지요.
    
이제 공수처나 특수수사처 같은 곳이 생기면 검찰과 함께 나란히 정치 수사기관으로 자리잡으며 매일 같이 언론에 함께 오르내리고 서로 경쟁하듯 비난을 받게 될 수도 있을 터이니 검찰 혼자 외롭지 않을 듯합니다.
  
총장님, 덕분에 앞으로 후배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과 관련된 수사는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과 관련된 수사는 신속히 하여서도 아니되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의 수사 인력으로 제한하여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추어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으므로, 지금의 총장님처럼 비난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총장님께서 이번에 보여주신 이런 모습들로 인하여 앞으로 후임총장님이나 공수처장, 특수수사처장 등 향후 총장님과 비슷한 입장에 놓이게 될 분들에게 총장님처럼 이리 엄정하게 수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어 앞으로 위 분들은 총장님처럼 하지 않으시고 제대로 된 정치적 감각을 지니신 참다운 정치검사로 탄생하시어 국론을 분열시키지 않으실 테니 참으로 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위와 같은 분들은 예지력과 같은 초능력도 겸비하셔야 할 듯합니다. 제가 알기로 범죄 성립 여부는 그 단서가 된 의혹이 전혀 타당성이 없지 않은 이상 수사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인데,
 
수사한 결과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거나 영장청구가 기각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는 것으로 보아,
 
위 수사기관의 수장들은 예지력과 같은 초능력을 가지고 수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미리 혐의가 명백한지를 알아내어 그 혐의가 명백한 것이 확실한 경우에만 수사에 착수하여야 하고,
   
영장 발부 여부를 미리 알아내어 영장발부가 확실한 경우에만 영장청구를 하여야만 정치권과 국민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총장님,
 
위와 같이 총장님께서 가시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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