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에게 콩 식품이 좋으냐 나쁘냐를 둘러싼 논쟁은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유방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ormone receptor-positive) 유방암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콩에는 에스트로겐 유사 성분인 이소플라본(isoflavone)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콩 식품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터프츠 대학 영양과학대학 연구팀이 유방암 환자 6천200여 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된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두부, 두유 같은 콩 식품 섭취가 많은 유방암 환자는 적은 환자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2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을 이끈 장 팡팡(Fang Fang Zhang) 역학 교수가 밝혔다.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아닌 환자는 콩 식품 섭취 효과가 가장 커서 사망률이 50%나 낮았다.
 
또 폐경 때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도 콩 식품 섭취가 사망위험을 32%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 식품을 가장 적게 먹는 그룹은 하루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하루 평균 0.3mg 미만이었고 콩 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그룹은 1.5mg 이상이었다. 환자 대부분이 이소플라본을 매일 1.5mg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 하루 이소플라본 1.8mg 섭취는 일주일에 0.5~1번 콩 식품을 푸짐하게 먹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콩 식품 섭취가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일단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으면 에스트로겐이 같은 세포에 붙지 못하게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장 교수는 추측했다.
 
또 콩에는 암세포의 먹이가 되는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에모리 대학 암연구소 종양 전문의 오머 쿠쿠크 박사는 콩 식품 섭취가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어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재발이 안 되면 사망 위험도 낮아질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악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학술지 ’암’(Cancer) 온라인판(3월 6일 자)에 게재됐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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