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로 자궁 이식 수술을 받은 린지와 그의 남편 블레이크가 7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 클리닉 의료진에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16살 때에 들었어요. 그때부터 신에게 기도를 드렸죠. 내게 임신을 경험할 기회를 달라고요. 이제 우린 (임신과 출산을 향한) 그 여행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자궁 이식을 받고 휠체어에 앉은 린지(26)는 곁에 선 남편 블레이크와 함께 7일(현지시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환하게 웃었다. 그는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식 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린지는 2월 24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30대 건강한 신원미상의 사망자에게서 기증받은 자궁을 이식했다.
위탁보호소에서 세 아들을 입양해 키우는 린지는 기증자 유족과 9시간 동안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린지는 최다 두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해 정상 생활에 돌아갈 예정이다.
린지는 자궁 없이 난소만 지닌 채 태어났다. 여성 5천 명 중 1명이 이런 경우다.
자궁을 이식하기 전 린지는 남편 블레이크와 더불어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고 6∼10개의 배아를 저장해뒀다.
린지는 퇴원 후 임신이 가능할 때까지 거부 반응 억제 약물을 복용하고 매달 정기 검진을 받는다.
의료진은 면역억제제의 투여량이 줄어드는 약 1년 후 린지의 자궁에 배아 착상을 시도할 계획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거쳐 임신에 성공하면 린지는 하나 또는 쌍둥이를 임신할 가능성이 크고,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난소로부터 난자를 자궁에 옮기는 노릇을 하는 난관(자궁관)이 이식되지 않은 상태라 자궁 이식을 받은 이들은 자연적인 방법으론 임신부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출산이 끝나면 린지는 안전상의 이유로 이식받은 자궁을 제거한다. 자궁을 떼어내면 거부반응 억제 약물을 더는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CNN 방송은 스웨덴에선 2012년 이래 살아 있는 기증자에게서 적출한 자궁을 이식한 여성 9명 중 5명이 출산의 기쁨을 누렸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장기공유네트워크연합(UNOS)의 승인을 받아 자궁 이식을 할 수 있는 병원은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베일러대학 의료센터,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등 세 곳이다.
베일러의대는 미국과 전 세계의 사망자 또는 생존한 기증자의 자궁을 검사해 10명에게 이식할 전문 센터를 개원했다.
브리검 여성병원에선 현재 한 명의 환자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자궁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에서도 자궁 이식 수술이 이뤄졌지만, 출산으로 이어진 건 스웨덴의 이식 사례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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