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를 중심으로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일부 국가들이 가능하면 임신을 피하라고까지 권고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보건당국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오는 7월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바이러스 유행이 끝날 때까지 임신을 미루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또 "해발 2천200m 이하에서 사는 임신부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2천200m 이상 고지대 방문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한 해 1만 1천 명 이상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297명이 임신부였다.
앞서 자메이카 정부도 19일 가임기 여성들에게 앞으로 6∼12개월간 임신을 삼가라고 당부한 바 있다.
자메이카에는 아직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없지만 보건부는 감염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지카 바이러스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로, 감염자의 80%는 증상을 알아채지 못한 채 가볍게 지나가며 치사율도 극히 낮다.
그러나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는 데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까지 전이돼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두증 태아는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생존하더라도 정신지체나 뇌성마비, 시각·청각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브라질에서는 150만 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소두증 의심 사례도 3천893건에 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근 브라질에서 살다온 하와이의 산모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한 데 이어 이날 플로리다에서 3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5일 자국민에게 중남미 14개국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으며,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해당 지역 여행자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
지카 바이러스 예방 위해 소독하는 페루 보건당국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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