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발현량 정량 절차 설명 그림
국내 연구진이 하나의 표본 안에서 여러 유전자가 서로 얼마나 다르게 발현되는지 정확하게 비교 측정할 수 있는 신개념 유전자 발현량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원장 이혜정)은 10일 미병연구단 정상균 박사가 한 표본 내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들에서 발현되는 물질(전사체)들의 양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발현량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네이처출판그룹(NPG)이 발간하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DNA 유전정보는 유전자 발현 과정을 거쳐 인체 조직에서 발현되는데 유전자 발현량 차이는 키, 얼굴 등 외형적 차이 외에도 정상세포·암세포 등 질병에 따른 차이도 일으킨다. 질병 등 각종 생물학적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려면 유전자 발현량을 정확하게 측정·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유전자 발현량 측정기술(Microarray, RNAseq)은 서로 다른 표본에서 같은 유전자가 얼마나 발현됐는지 비교할 때는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같은 표본 안에서 각기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량을 비교하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정상균 박사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워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에 대응하는 염기서열이 같은 비율로 존재하는 오랑우탄의 유전체를 기준물질로 사용, 측정 대상 유전자들의 발현량을 계산, 비교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의 유전자 A, B, C의 발현량을 측정·비교하고자 할 때 이에 상응하는 오랑우탄의 유전체 A’, B’, C’를 기준 물질로 혼합해 증폭시킨 다음 오랑우탄 유전체의 증폭 값을 기준으로 사람 유전체 발현량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증폭 후 오랑우탄의 유전체 수가 A’=2, B’=1, C’=4가 되고 사람의 유전체는 A=2, B=2, C=2가 된 경우, 기준인 오랑우탄 유전체 A’, B’, C’의 양을 같은 값 4로 맞춘 후 사람의 유전자 A:B:C의 발현량을 계산하면 2:4:1이 된다.
 
정 박사는 이 기술은 오차범위가 5% 이내로 정확도가 높고 재현성도 95% 이상으로 서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량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기술을 뚜렷한 질병으로 진단되지 않으면서도 이상증세와 고통을 주는 한의학의 미병(未病)과 연관된 특정 유전자 집단 발현 지형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은 각기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량을 서로 비교 분석할 수 있어 건강상태나 질병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등의 보건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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