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20년간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양성 평등을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9일(현지시간)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여성지위위원회에 참석해 여성의 지위 향상이 경제발전, 개발, 평화 등 모든 의제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1995년 ’베이징 여성 권리 선언’이후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다고 우선 말했다.

산모 사망률이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 등에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여성 지위 향상이 아직은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반 총장은 진단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5개국은 여성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으며, 8개국은 여성 장관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2030년에 여성과 남성의 지위가 50대 50이 되도록 목표를 설정하자고 제안한 뒤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유엔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 이상(35%)이 육체적·성적 폭력을 경험했으며, 18세 미만 여성 10명 중 1명은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노동 시장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성별 임금 격차가 해소되려면 76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각국의 여성 국회의원 수가 늘었지만, 아직도 5명 중 1명꼴에 그치고 있다고 봤다.

여성에 대한 강간, 성희롱, 살인 등은 국가의 빈부를 떠나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피살된 여성의 38%는 남편, 남자친구 등에 의해 살해됐다.

성희롱은 선진국에서도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2∼16세 소녀의 83%가 학교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으며, 인도 여성 3명 중 2명은 2009년 한 해에만 2번 이상의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여성 폭력에 따른 비용이 연간 4조 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성 폭력은 신고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실제 비용은 이를 훨씬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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