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개월 된 아기들의 사회적 상호관계 인식 능력 실험. 인형A가 보는 가운데 친구인 B가 제3의 인형 C를 때려 넘어뜨린 장면. 미주리대 연구진 제공.

한살배기가 다른 사람을 아무 이유없이 때리는 친구를 봤다면 그를 어떻게 대할까? 생후 13개월 된 아기도 사람들 사이의 복잡한 사회적 상호관계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타인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주리대 심리학과 위얀 루오 교수와 박사과정의 최유정 씨는 3일 미국심리학회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서 생후 13개월 된 아기 48명을 대상으로 한 인형 상황극 관찰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기들의 사회적 상호관계 이해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인형 3명이 등장하는 상황극 관찰 실험을 했다.

먼저 인형 A와 B가 서로 손뼉을 치고 뛰어노는 모습을 통해 친구임을 각인시킨 뒤 B가 인형 C를 때려 넘어뜨리는 사건을 3가지로 연출했다.

첫째는 A가 보는 가운데 B가 C를 고의로 때려 넘어뜨렸고 둘째는 A가 없는 상황에서 B가 C를 때려 넘어뜨렸다. 셋째는 A가 보는 상황에서 B가 우연한 실수로 C를 쳐 넘어지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3가지 상황 뒤에 아기들에게 A가 B를 전처럼 친절하게 대하는 장면과 B를 외면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각 장면을 지켜보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B가 C를 고의로 때리는 것을 A가 지켜본 첫번째 상황에서 아기들은 A가 B를 외면하는 장면(32.3초)보다는 B를 친절하게 대하는 장면(40.2초)을 훨씬 오래 봤다.

그러나 A가 없을 때 B가 C를 때린 상황에서는 A가 B를 친절하게 대하는 장면(27.4초)보다 외면하는 장면(33.7초)을 오래 관찰했다.

B가 실수로 C를 때리는 것을 A가 본 상황에서는 A가 B를 친절하게 대할 때(32.3초)나 외면할 때(34.3초)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아기들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질 때 더 흥미를 느끼고 오래 본다며 첫번째 상황에서 A가 B를 친절하게 대한 것을 더 오래 본 것은 아기들이 A가 나쁜 행동을 한 친구(B)를 외면할 것으로 예상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상황에서 B의 나쁜 행동을 못 본 A가 B를 외면한 것을 오래 본 것은 이것이 아기들의 예상에서 벗어난 행동임을 뜻하며, 세번째에서 아기들의 반응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은 B가 C를 때린 것이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최유정 씨는 "이 연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린 영아들도 어떤 행동이 옳고 그른지를 평가, 판단할 수 있고, 그것에 따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고 그 사람들의 관계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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