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 자라는 감자와 고구마를 흔히 같은 종류로 생각하지만 둘은 전혀 다르다.

감자는 줄기식물, 고구마는 뿌리식물로 주요성분부터 차이가 있다. 우리는 이 둘을 다이어트를 위해 먹기도 하고, 긴긴 겨울밤 출출할 때 야식으로 먹기도 한다.

그렇다면 감자와 고구마는 어떤 영양소들을 지니고 있을까? 다이어트를 하려면 감자를 먹어야할까? 고구마를 먹어야할까?

미국 예일대학 그리핀예방연구센터는 식품의 여러 가지 건강가치를 100점 기준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5만 개 식품 중 건강식으로 손꼽는 현미는 82점이었다. 감자는 몇 점이었을까? 현미보다 높은 93점을 획득했다.

감자하면 흔히 탄수화물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자는 75%이상의 수분으로 이루어져있다. 감자는 필수아미노산, 비타민B군 복합체, 칼슘, 칼륨, 철분, 마그네슘 등을 함유한다. 특히 감자는 유럽에서 ‘대지의 사과’라고 불릴 만큼 비타민C가 많다. 감자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약 20mg으로 사과보다 3배 많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C는 전분에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조리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녹색으로 변한 감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생겨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오랫동안 보관해 녹색으로 변하거나 싹이 난 감자는 반드시 그 부위를 도려내고 먹어야 안전하다.

고구마의 주성분은 전분이다. 자당, 포도당, 과당 등의 당질이 들어있어 달콤한 맛을 낸다. 고구마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얀 액체는 ‘얄라핀(jalapin)’이라는 성분이다. 얄라핀을 섭취하면 대장암을 예방하고 배변활동을 돕게 된다. 또 탄수화물 분해효소와 장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비타민도 풍부하다. 이러한 성분들은 고구마 속 식이섬유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배변활동을 더 원활하게 한다.

한의학에서도 고구마는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효능이 뛰어나 설사나 만성 소화불량 치료에 두루 활용한다. 그러나 고구마의 ‘아마이드(amide)’성분은 장에서 이상 발효를 일으켜 가스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자 100g의 열량은 삶거나 찌는 경우 55kcal~80kcal정도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고구마보다 GI지수가 높다. 고구마의 GI지수가 55인 것에 비해 감자의 GI지수는 85정도이다.

GI지수(혈당지수)란 소화과정에서 특정 음식이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 농도를 높이는 속도를 표시한 수치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인슐린의 분비가 많아지고 과잉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잉여 열량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때문에 GI지수가 높을수록 다이어트에는 방해가 된다.

고구마 100g의 열량은 120kcal~135kcal로 감자보다 높지만 GI지수가 낮으므로 다이어트를 위해 섭취한다면 감자보다는 고구마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단, 고구마를 생으로 먹거나 쪄서 먹을 시에만 그렇다. 직화냄비나 오븐에 구웠을 때 GI지수가 80대로 올라간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분해효소는 50도에서 60도 사이에서 작용하는데 온도가 급격히 오르면 작용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고구마를 먹는 게 좋다. 임신을 위해 체지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엽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인 여성의 경우 인슐린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높은 혈당지수를 보이는 감자보다 고구마가 더 낫다.

이 뿐만 아니다.

고구마에는 고맙게도 100g당 엽산 52㎍ 함유한다. 엽산은 아미노산과 핵산의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유전자를 만드는 핵산인 DNA 복제에 관여하는 조효소다.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이라면 신경관결손아, 유산, 조산 등 예방차원에서 엽산 섭취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건강한 2세를 위해 꼭 섭취해야 하는 것이 바로 엽산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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