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성이 미국 스프링필드의 눈 덮힌 길에서 조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겨울의 추운 날씨가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영양학·독성학교수 설혜숙 박사는 추운 날씨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지방인 백색지방(white fat)을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지방인 갈색지방(brown fat)으로 전환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8일 보도했다.

우리 몸이 추위에 노출되면 갈색지방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Zfp516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가 증가하면서 백색지방의 갈색지방 전환이 촉진된다고 설 박사는 밝혔다.

전사인자는 환경변화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성인의 지방조직은 약 90%가 백색지방인데 이를 갈색지방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체중조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약물을 통해 갈색지방을 늘릴 수 있다면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체중은 덜 늘어날 것이라고 설 박사는 설명했다.

Zfp516 전사인자를 많이 생산하도록 유전조작한 모델 쥐에 고지방 먹이를 준 결과 같은 양의 고지방 먹이를 먹은 보통쥐들에 비해 체중이 30% 덜 늘었다는 것이다.

또 이 쥐들을 차가운 공기에 노출시키자 백색지방이 갈색유사 지방(brown-like fat)으로 바뀌었다.

이 쥐들을 실내온도를 섭씨 4도로 내린 방에 4시간 동안 두었을 때는 보통쥐들보다 체온이 평균 섭씨 1도 올라갔다.

쥐의 체온이 섭씨 1도 올라갔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연구에 참가한 존 뎀퍼스미어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쥐의 배아에서 Zfp516 전사인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녹아웃시킨 결과 이 배아는 갈색지방이 생성되지 않았다.

ZFP516 전사인자는 갈색지방의 미토콘드리아(세포의 발전소에 해당)에만 존재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 짝풀림 단백질(UCP: uncoupling protein)을 활성화시킨다고 설 박사는 밝혔다.

인간은 체온유지가 중요한 신생아 때를 제외하곤 갈색지방이 거의 없고 대부분 백색지방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에는 성인도 소량의 갈색지방을 지니고 있으며 날씬한 사람일수록 갈색지방이 많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핀란드의 추운 북부지방에서 일하는 야외 작업자들은 실내 근무자들에 비해 갈색지방의 양이 훨씬 많다고 한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최신호(1월8일자)에 발표됐다. ■

 

 

 

 

 

 

 

(서울=연합뉴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