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원정출산에 따른 산모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해온 공공의료형태의 분만병원 설립을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10월 12일 여주시에 따르면 최근 도(道)로부터 예산과 전문의료 인력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도립 분만병원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도는 도립의료원 이천병원의 적자가 연간 1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매년 20억∼25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는 이천병원 여주분원 형태의 분만병원 설립과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이를 문서로 통보했다.

도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 지원 기준상 1시간 거리내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야 하는데 여주시는 강원도 원주나 이천 등 인근 도시에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며 "건립비용도 97억원이 소요되고 매년 막대한 적자가 예상돼 도비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도비지원을 받지 않고 시립 분만병원 설립을 검토했으나 연간 20억원이 넘는 적자에다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다만 민간병원이 병실이나 진료과목을 증설할 경우 분만을 담당할 산부인과를 설치하는 쪽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도비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분만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민간병원이 산부인과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산부인과, 소아과, 마취과, 산후조리원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분만병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인구 11만명의 여주시는 매년 800∼9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산부인과 4곳이 있지만, 분만을 도울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어 산모들은 서울이나 분당, 이천, 강원도 원주 등으로 원정출산을 떠나는 실정이다. (여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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