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하반신 마비 환자가 전기자극술 덕에 성기능을 회복한 사례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CNN은 7월 31일(현지시간) 척추에 삽입한 전기자극기로 성기능을 되찾은 20대 남성켄트 스티븐슨의 사례를 소개했다.

스티븐슨은 2009년 모토크로스(오토바이 크로스컨트리) 대회 출전을 앞두고 연습 중 사고를 당해 가슴 이하 하반신이 마비돼 성기능까지 상실했다. 당시 21세였다.

이후 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활해온 그는 성불구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노력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처방받아 다량으로 복용했다가 엄청난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밤 ’기적’이 찾아왔다. 여자친구를 옆에 두고 발기를 경험한 것. 죽은 줄만 알았던 ’남성’을 일으켜세운 것은 실험 삼아 척추에 끼어넣은 전기자극기였다.

스티븐슨은 "밑바닥에서 영웅이 됐다"고 말할 만큼 행복감에 빠져있다. 그가 아직 걷지 못하는 현실에 친구들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스티븐슨은 "중요한 것은 일어나 걷는 게 아니라 섹스를 하는 것"이라며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앤드루 미스도 스티븐슨처럼 전기자극 요법으로 성기능을 회복한 마비환자다.

미스는 각종 성기능 장애를 겪었던 다른 남성 2명과 함께 루이빌대의 임상시험에 응했는데, 세 사람 모두 전기자극기를 척추에 심은 뒤로 정상인의 성생활을 회복했다.

"인생이 바뀌었다"는 미스는 "마비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걷는 게 아니다. ’그것’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하반신 마비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성기능 회복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대소변 조절이었고, 걷기는 5위로 순위가 한참 밀렸다.

CNN은 마비환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기자극술이 대소변 조절기능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두 발로 걷는 날을 앞당기는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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