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당시 연령이 45세 이상인 자영업자의 월평균 영업이익이 192만원으로 창업 당시 45세 미만인 자영업자 보다 115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령 자영업자는 생애 후반기에 취업이 어려워져 어쩔수 없이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술과 정보, 자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로 중고령자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책 지원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중·고령자 자영업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당시의 연령이 45세 미만 자영업자인 경우 월 평균 영업이익은 307만원인데 비해 창업 당시 45세 이상 자영업자는 192만원으로 나타났다. 115만원 차이가 난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전·대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창업 당시 연령이 45세 이상인 사람은 896명(44.8%)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렬 연구원은 "적당한 수준의 자본과 노동력으로 자영업에 진입해 사업을 유지해 내기가 어렵다"며 "게다가 나이가 들어 제2의 인생으로 시작하는 사업은 더욱 높은 위험을 각오하고 시작해야 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업이익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5년 이상 임금노동 경험'은 영업이익과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로 나타난 반면 '2회 이상 사업 경험'은 '플러스(+)로 나타났다.
  
즉 과거 직장 생활 경험은 자영업을 하는데 있어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거나 마이너스 요인이며, 2회 이상의 사업 시행착오 경험이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승렬 연구원은 "임금노동 경험이 반드시 자영업에 유효한 인적자본 속성이 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생애 후반기에 진입하는 자영업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늦은 시기에 자영업으로 진입하고자 할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정년을 맞이하며 임금노동에서 비임금노동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는 2006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1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를 중심으로 50세 이상 노동자들의 자영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창업이유를 조사한 결과 임금노동자 취업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영업자 비율이 전체의 경우 16%였으나 50~69세의 경우 24.5%로 전체보다 8.5%포인트 높았다. 
 
남성의 경우에 더욱 높아서 31.2%의 비율을 보였다. 즉 50~69세 창업자 10명 중 3명가량은 임금노동자 취업이 어려워 창업을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중·고령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중고령 자영업자는 다른 연령보다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틀 안으로 들어오도록 정책 당국은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가 중고령자 자영업자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후소득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자리 경험도 부족하면서 자영업에 진입하는 여성이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개발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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