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용연장’을 언급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년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고용연장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월 11일 청와대에서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3개 부처 장관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기 전 모두(冒頭)발언에서 올해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방침을 언급하면서 "고용 연장에 대해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일하는 복지가 되고 더 늦게까지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고 했다.
 
문 대통령은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어르신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최대한 늘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경력단절 여성 취업 지원 강화,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 정착과 돌봄 확대 등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업자 수가 당초 목표의 2배를 넘어 30만명 이상 증가했고 고용률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청년, 여성, 어르신 고용 상황도 많이 나아졌다"며 "상용직 노동자와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로 줄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임금 격차 면에서도 소득 상위와 하위,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녀 간 격차가 모두 줄어들었다"며 "세계 경기 하강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일자리에서 반등을 넘어 국민들께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는 해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의 고용 창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 부분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 부분의 일자리 활력을 만드는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가 끝난 후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고용연장 검토 발언이 2022년부터 논의하기로 한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논의 시점을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특정 제도를 찍어서 언급한 게 아니라 큰 틀에서의 원론적인 방향성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년을 연장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다시 정년을 늘리면 기업들의 고용 부담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아울러 임금 체제 개편,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없이 고용연장만 추진될 경우 기업경영이 더욱 악화돼 국가경제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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