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1월 8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미사일 피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인 보잉 737-800은 앞서 2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킨 737 맥스8 기종의 구형 버전인데 현재 추락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번 추락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몇 시간 뒤에 발생했다. 시기가 미묘해 격추 의혹이 제기됐다. 물론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이란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란 측이 기체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 측에 블랙박스 등 사고 관련 일체 증거물을 넘기지 않겠다는 점이다. 국제법상 추락사고가 발생한 국가가 조사권한을 갖고 있어 미국 측이 관련 자료를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방송 CNBC는 이란 관리들이 현지 언론에 엔진 고장으로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설명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고글리아 전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 위원은 "이란이 데이터를 넘겨주지 않는다면, 이란 당국이 (사건 원인을) 뭐라고 설명해도 우리는 믿을 수 없다"며 "엔진 결함으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6년 7월 발생해 230명 탑승자 전원을 숨지게 한 TWA 800기 추락사고를 조사한 경험이 있다.
사고 비행기의 엔진은 CFM56형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에 쓰이는 모델로 알려져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사가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들이 보통 이런 상황에 대비해 모의 훈련을 받으며, 상용 비행기는 보통 안전한 착륙 장소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해당 여객기 기장이 보잉 737기에서 총 1만1600시간을 보낸 숙련자이며, 이중 5500시간은 기장으로 일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 여객기는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오전 6시12분 이륙했으며 오전 6시14분 교신이 끊겼다. 항공사는 비행기 고도가 약 2400m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정상 수준의 고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전문가들은 통상 여객기 조종사들은 기체 결함이 발생할 때 인근공항과 비상신호를 보내는 등 통신과 관련 데이터를 전송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고 여객기는 갑자기 데이터 전송을 중단하면서 레이다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사고 당시 공중에서 충돌 또는 폭파 등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와 이란은 2012년 캐나다가 테헤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에 정부가 이란 정부로 부터 직접 해명을 듣기는 어렵다. 이에 캐나다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교통부장관은 각국의 교통장관들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캐나다 정부는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테헤란에서 캐나다인 63명을 포함한 17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에 대해 전국민과 함께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면서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분들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마르크 가르노 교통부장관은 앞으로 이란의 항공기 격추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캐나다도 기술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테헤란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토론토로 비행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환승공항이며 다른 직항로는 아직 없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의 이란계 캐나다인 지역사회의 일원인 페이만 페세이안은 에드먼턴의 국제학교 학생들과 4명 일가족 등 27명이 에드먼턴 출신으로 사고기에 탔으며 그 밖에 앨버타 대학의 교수 2명과 두 딸도 이번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연말 휴가를 맞아 이란의 친척들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에는 국제학교의 외국 학생들과 이란-캐나다 이중국적자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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