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세월호 참사’로 출발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크고 작은 재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난 컨트롤 타워' 부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지난 11월 5일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진행된 실종자 가족 대상 브리핑에서 컨트롤타워 부재 등 안일한 정부의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컨트롤타워 부재(不在)다. ‘수색’은 해군이, 사고 ‘설명’은 해경이, ‘지원’은 소방당국이 맡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다음날 오전 포항 남부소방서에 대책본부를 꾸리고 언론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강원도 동해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으로 브리핑 장소가 변경돼 초기 대응부터 우왕좌왕했다.
 
사건 발생 후 일주일간 수색은 해군이 진행하고 전달은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동해청)이 진행하다 보니 브리핑에 나섰던 동해청은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못했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흘러나오기 일쑤였다.
 
결국 실종자 가족들은 언론을 통해 종합적인 수색 진행상황과 의문점에 대한 정보를 얻게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 "수색 진행 상황이나 여러 의문점을 물어봐도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한다"며 "질문하면 이건 모르고 저건 다른 사람이 하는 거구요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병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난 5일 실종자 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가족들은 "사고 발생 후 소방당국과 해경, 해군 어디에서도 책임감 있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뉴스에 나오는 수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소방측에서 해경이나 해군에 요청해 겨우 전달받는 상황이다"며 "각 기관을 총괄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컨트롤타워 일원화를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일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을 단장으로 하고 총괄지원반, 수색구조반, 언론협업반, 가족지원반 등 4개 반 18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을 꾸려 7일부터 본격 운영에 나섰다.
 
결국 소방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각 부처의 컨트롤 타워가 협조할 수 있는 범정부 재난 컨트롤 타워가 설치된 것이다.
 
이는 재난 상황을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행정안전부 등 모든 부처가 속도감 있게 대응했던 다른 재난들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지난 3일 2박3일간 태국으로 떠났다.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국무총리는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8일째가 돼서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지난 박근혜 정권이 국민 안전과 재난 관리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위기에 몰렸던 사례를 지적하며 거듭나겠다고 강조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던 대통령 공약과도 정면으로 배치되자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실종자 가족들은 직접 국무총리와 통화하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지만 들려오는 것은 총리실 직원들의 대답뿐이었다.
 
결국 지난 5일 오후 진행된 해경의 수색상황 브리핑에서 실종 소방대원의 한 가족은 "해경과 해군 어느 곳에서도 설명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며 총리나 행안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없고 실무자 하나 보내 설명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독도에서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이륙 후 2~3분 뒤 독도 동도 선착장 남쪽 600m 해상에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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