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여당은 10월28일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벌거벗은 임금님' 패러디 영상을 두고 발끈했다. 여권은 “천인공노할 내용"이라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민심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듣는 위정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도 어김없이 자유한국당은 깃털처럼 가볍고 감동이라곤 조금도 없는 국민들 인상만 찌푸리게 만드는 정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오른소리가족' 발표회가 그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이라면 아동에 대한 인격 침해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교재라면 국민 모독"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부디 한국당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길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 한국당은 국민모욕의 동영상 제작에 관련된 모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인해 자신을 드높이려고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일인지, 지금의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의 행태와 모습인지 싶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해당 애니메이션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을 논의하거나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다"면서도 "결국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모습은 희망의 모습, 상생의 모습, 협치의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야당의 진심, 국민의 진심에는 눈을 닫고 보고 싶은 것만 향하는 '돼지의 눈'을 버리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창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오른소리가족 동영상은 더불어민주당처럼 욕설도, 모욕적 표현도 아닌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내용의 동영상일 뿐이다"라며 "그런데 이런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선의 쓴소리마저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서 '천인공노'라는 비난을 가하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드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아무래도 '부처님의 눈과 돼지의 눈'이라는 무학대사의 고사가 생각나게 하는 언행들이다"라며 "부디 비판보다 자성을 앞세워전래동화를 토대로 한 '벌거벗은 임금님' 동영상의 내용과 진의를 보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 영상을 상영했다. 해당 영상은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을 향해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멍청이를 둘 수 없지" "차라리 우리집 소가 낫겠다" 등의 표현들을 사용했다.
  
해당 영상에는 문 대통령 캐릭터가 "내가 이렇게 바보 같았다니"라고 후회하며 기절하고 그 혼이 위로 뜨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동화를 들려준 할아버지가 마지막에는 "이것이 바로 끊이질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라고 말하면서 문 대통령을 온라인 상에서 비하하는 표현도 노골적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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