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국인》의 저자(著者)이자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지낸 마이클 브린이 “한국인들은 좀 더 공정하고 품위 있으며 관대하면서도, 정치적 바람에 좌우되지 않는 시스템을 원한다"면서도 “진정한 시험대는 친구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아니라 적을 얼마나 공정하게 다루느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빗대 ‘눈부신 이중 잣대를 갖고 있는 정권’에 이것이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9월 23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때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조 장관 자신은 죄가 없음을 확신한다고 했다"며 “이 발언의 문제는 문 대통령이 이미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점이다. 그는 현직 대통령조차 의혹만으로도 탄핵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브린은 “지난 2016년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끝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군중 앞에 나서 그들의 시위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못마땅함의 증거일 뿐이지 범법행위의 증거는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정의가 구현되는 신성한 혁명인 것처럼 규정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동지이고, 박 전 대통령은 정적이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다. 좌우 대결에서 폭넓은 중간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민주적 좌파와 민주적 우파 양쪽에 속해 있는 많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중 잣대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은 강력한 지도자를 원한다. 한국의 정치 문화는 대부분의 나라보다 유난히 성마르고 사람들은 계층구조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훨씬 집착한다"면서 “이런 환경에서는 서로 상충하는 의견을 한데 수용하려다 완전한 교착에 빠지기 일쑤다. 이 때문에 외교적 기술과 고집, 대중을 기쁘게 할 줄 아는 매너를 고루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타입에 잘 맞는다고 브린은 평가했다.
 
“그는 항상 웃는다. 최소한 주변에 카메라가 있을 때 그렇다. 하지만 속으로는 대단히 고집스럽다. 그는 파라오만큼이나 고집불통이다. 신이 '이집트 10대 재앙'에 맞먹는 현대적 재앙, 즉 경제 정책의 실패, 무역 전쟁, 북한 미사일, (비판적인) 신문 사설 등을 경고로 보냈지만 문 대통령은 조국을 고집했던 식으로 자신의 경제·외교 정책을 고수한다."
 
그는 “한국 정치에 이런 윤리적 뒤죽박죽이 가득한 것은 사법 체계 그 자체가 엉망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놨다.
   
“가령 조 장관의 아내가 황교안 판사가 주재하는 재판정에서 나경원 검사와 맞닥뜨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라. 그녀는 필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와 감방을 함께 써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녀와 그녀의 동료 수감자를 사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자신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혀   중요치 않은 이유 때문인 것이다."
 
마이클 브린은 “조국 장관 임명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사법 체계의 개혁"이라며 “한국인들은 좀 더 공정하고 품위 있으며 관대하면서도, 당시의 정치적 바람에 좌우되지 않는 시스템을 원한다"고 했다. 이어 “진정한 시험대는 친구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아니라, 적을 얼마나 공정하게 다루느냐이다"며 “하지만 눈부신 이중 잣대를 갖고 있는 정권에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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