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실험용 로켓 스타호퍼(Starhopper)가 첫 이륙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로켓은 '스타십(Starship)'으로 불리는 유인우주선의 실험용 발사체로, 스페이스X는 최대 1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CNBC는 7월 26일(현지시각) "사람들을 달과 화성으로 데려가기를 희망하는 차세대 로켓 개발에 있어 큰 도약을 이뤄낸 짧은 실험이었다"고 전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는 트위트를 통해 "스타호퍼 비행은 성공적"이라며 지난 7월 26일 텍사스주 보카치카비치에 있는 기지에서 진행한 이륙 시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시험 비행에 대한 공식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페이스X는 스타호퍼를 공중 20m 상공으로 띄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트위트에서 스페이스X가 향후 1~2주 안에 스타호퍼를 200m 이상 날아오르게 하기위해 다시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선은 발사, 착륙 그리고 재발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전통적인 로켓보다 비행기와 유사한 모양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의 개발 모습도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스타호퍼의 비행에 동력을 공급한 엔진을 처음으로 시험하며 개발을 서둘러왔다.
 
스타호퍼는 랩터 엔진을 한 개만 장착했는데, 실제 '스타십'에는 여러 개의 엔진을 부착할 계획이다. 또한 스타십 발사를 돕는 추진체 '슈퍼 헤비'에는 31개의 랩터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1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가운데 올해 세 차례의 자금 조달을 통해 13억 달러 이상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사업 가치는 333억달러(39조4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주개발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뀌고, 융합을 통한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며 민간 기업의 역할과 할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NASA

 
한편 미국의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엔젤스’의 채드 앤더스 회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 2019'에 참석해 "지난 2009년에는 항공우주 분야에 투자한 기업이 50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64개로 늘었다"면서 “올해도 66개의 새로운 벤처기업이 창립됐다. 항공우주 분야에 경제성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엔젤스는 2007년 설립된 민간 우주산업 벤처피탈 회사로 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다. 엔젤 투자자와 우주 스타트업의 네트워크 역할을 하며 초기 투자 단계를 돕고 있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4000만 달러(471억 6000만원)의 자금을 운용하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민간 우주 산업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우주개발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뀌고, 융합을 통한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며 민간 기업의 역할과 할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앤더슨 회장은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낮아진 비용과 위성의 소형화를 들었다.
 
앤더스 회장은 "지난 60년간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항공우주산업은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다. 그 동안 한 명의 소비자, 즉 정부만 있었고, 전세계적으로 민간 투자자는 몇 십개에 불과했다"며 "새로운 진입자가 없었던 것은 발사 비용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구에서 소형화 기술은 발전했지만 우주에서는 비용이 높았기 때문에 정부라는 고객만 있을 때는 리스크가 많지 않았고, 창의적으로 시도하고 도전하는 정신도 없었다"며 "스페이스X가 2009년 상용 발사에 성공하며 비용은 물론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밝혔다.

 

앤더스 회장은 "스페이스X는 비용을 발사 비용을 낮추고, 페이로드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후 남은 용량을 갖고 다른 탑재체를 실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며 "인공위성 기업을 설립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비용을 정확하게 알게 됐고 비용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고, 아이디어에 대한 펀딩을 받기 위해 투자자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민간우주산업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앤더슨 회장은 우주항공 산업의 민간 투자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스페이스엔젤스에 따르면 지난 4~6월 전세계에서 민간 우주산업에 13억 달러(약 1조 5237억원)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1~3월 이뤄진 투자액 16억 달러(약1조 8864억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29억 달러(약3조 4191억 원)의 투자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88% 성장세를 보였다. 대부분 기업과 벤처캐피탈 투자로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투자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기존 발사체 외 인공위성에 머물렀던 우주 산업 분야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NASA

  
앤더스 회장은 "올해 민간우주산업 분야는 223억 달러의 시장이 됐다. 총 투자의 75%가 최근 3~4년 내에 이뤄졌다"며 "투자자 유형도 바뀌었다. 엔젤 투자자, 개인, 억만 장자 등보다는 기업이 투자하고, 벤처캐피탈(VC)가 투자한다. 점점 스마트한 자본이 항공 우주 분야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기존 발사체 외 인공위성에 머물렀던 우주 산업 분야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최근 1년 내에 이뤄진 투자를 보면 78%가 인공위성에 이뤄지고 있는데, 인공위성 제조 회사에만 투자하는게 아니라 지구 관측 회사에도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취합하는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원격 탐사 정보 기반 기술은 시작 단계이지만 앞으로 GPS 만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앤더스 회장은 우주산업 성장에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 투자하는 정부도 많아지고 있다. 스페이스X가 처음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을 때 머스크 CEO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감사하다고 했다"며 "5~10년 후 항공우주 분야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기술 간격이 크고,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항공우주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