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것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월 9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경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를 드리러 집무실에 찾아오자 문 대통령이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서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한 경험도 있고 각종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에 관해 산업동향을 설명하면서 “추후에 시간이 지나도 ‘이러이러한 산업정책은 문재인정부에서 만든 것이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2~3개 산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마련해야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9일 오전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첫날을 맞은 노 실장은 청와대 주요 참모들이 참석하는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현안점검회의에서는 강제징용 관련 신일철주금의 국내자산 압류문제, 연간고용동향 발표 등이 논의됐다고 한다.
     
노영민 실장은 전날 청와대 비서진 인사 발표 직후 밝힌 소감에서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까 참 두렵기도 하다"며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써 메우려고 한다. 어떤 주제 등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라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일찍 와서 몇 방을 들러 보았습니다만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글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면서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줄여 ‘춘풍추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쓴 것 같다. 정말 우리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그런 사자성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뜻은 ‘남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되 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하게 하라’이다. 줄여 말하면 ‘남에게는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엄하게’이다.
  
노 실장이 정말 새겨들어야 할 문구다. 그는 지난 2010년 6월 자신의 아들을 국회 보좌진에 특혜 채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장이었던 지난 2015년에는 자신의 시집을 피감기관에 ‘사실상’ 강매했다. 이 사건으로 상임위원장에서 물러났고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징계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 실장에게 경제계 인사를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라고 지시한 이상 그는 주요 대기업 총수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시집을 또다시 팔아선 안 될 것이다. “대통령비서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라며 자신의 다짐대로 ‘춘풍추상(春風秋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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