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민감한 청와대가 신중히 분석해봐야 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12월 21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조사에서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5%)를 앞섰다. 이른바 ‘데드크로스(dead cross) ’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래 이 용어는 증권시장에서 사용된다. 주가지수, 종목별 주가, 거래량 등 시계열화된 변수의 단기이동평균선이 하향세로 전환해 장기이동평균선을 하향돌파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 개념이 골든크로스(golden cross)다. 통상적으로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증시가 약세시장으로 바뀐다.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데드크로스’는 하향곡선을 그리는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부정평가 곡선 그 아래로 지나치는 시점을 뜻한다. 쉽게 말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더 많아지는 시점이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데드크로스는 우리나라의 경우 집권 3년차 전후로 나타났다. 만2년이 채 안 된 문재인 정부의 경우 데드크로스가 조금 일찍 나타난 셈이다.
  
        
 
   
한국갤럽이 2018년 12월 셋째 주(18~20일) 전국성인 1002명에게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4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평가는 46%였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긍정평가는 지난주와 같았지만 부정률이 2% 포인트 상승했다.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1%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와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으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연령별로 긍·부정률을 살펴보면 20대는 긍정 53% 부정 35%, 30대는 긍정 63% 부정 30%, 40대는 긍정 50% 부정 44%, 50대는 긍정 36% 부정 56%, 60대 이상은 긍정 32% 부정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부정 평가도 많았다.
     
지지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6%, 정의당 지지층의 53%는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87%가 부정적이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28%, 부정 55%).
 
국정 지지율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27%),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10%), '외교 잘함'(9%), '서민 위한 노력/복지 확대', '대북/안보 정책'(이상 7%), '소통 잘함/국민 공감 노력'(5%), '개혁/적폐 청산/개혁 의지', '전반적으로 잘한다'(이상 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부정 평가자들은 그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7%), '대북 관계/친북 성향'(17%),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이상 3%) 등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직무 긍·부정률 격차가 10% 포인트 이내로 감소한 것은 지난 9월 초다. 당시는 최저임금·일자리·소득주도성장 논란 외 부동산 시장도 매우 불안정한 시기였다. 9월 중순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직무 긍정률 60% 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점진적으로 하락해왔다.
    
참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개월 즈음이던 2013년 12월 3주차 조사에서 직무 긍정률 48%, 부정률 41%를 기록하며 긍·부정률 격차가 10% 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직무 부정률이 40%를 넘은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주요 사건으로는 공기업 민영화 논란, 철도 노조 파업,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확산 등이 있었다.
 
이듬해인 2014년 초 다시 직무 긍정률 50% 선을 회복, 4월 초 61%까지 올랐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40% 중후반으로 하락했고, 6·4 지방선거 이후 문창극 총리 후보 자질 논란으로 인사 문제가 부각되며 처음으로 긍정률(43%)과 부정률(48%)이 역전했다.
      
  
    
 
한편 지지정당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39%,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 25%, 자유한국당 18%, 정의당 12%, 바른미래당 5%, 민주평화당 1%, 기타 정당 1%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민주당, 정의당 지지도가 각각 3% 포인트 상승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1% 포인트 하락했다.
   
만일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면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 같은지 물은 결과 민주당 39%, 한국당 21%, 정의당 12%, 바른미래당 7%, 민주평화당 2%, 기타 정당 1%, 그리고 투표 의향 정당을 밝히지 않은 부동(浮動)층이 1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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