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초기단계 배아(EPA=연합뉴스DB) |
영국 과학자가 처음으로 인간의 초기배아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실험을 하겠다고 나섰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itute)의 캐시 니아칸 박사는 수정 후 7일 정도면 형성되는 초기단계의 배아인 포배(blastocyst)에서 특정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자르는 실험을 허가해 주도록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 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에 신청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니아칸 박사는 수정란 100개 중에서 포배 단계까지 가는 것은 50개 미만이고 그 중 25개만이 자궁에 착상된다면서 이처럼 많은 수정란이 실패하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포배 단계의 배아를 유전자 편집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신청이유를 밝혔다.
임신 성공을 돕고 유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HFEA는 14일(현지시간) 심의에 착수한다.
영국에서는 연구목적의 유전자 편집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HFEA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유전자가 편집된 배아는 자궁에 착상시켜서는 안 된다. ’맞춤 아기’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인데 이제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졌다.
앞서 중국 과학자가 이 기술을 이용, 유전자 편집을 시도해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이 있다.
포배는 수정 후 5~7일이 지나면 형성되는 초기배아로 200~300개의 세포로 구성된다. 이때부터 세포는 태아, 태반, 난황낭의 3가지 형태로 자라게 된다.
니아칸 박사는 우선 이 단계에서 태아로 자라는 데 매우 중요한 것으로 쥐 실험에서 밝혀진 OCT4 유전자 DNA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잘라낼 계획이다. 이에는 불임시술에서 사용하고 남은 배아 20~30개가 사용된다.
그는 이어서 다른 3개 유전자를 편집할 계획이어서 사용될 배아는 모두 120개가 될 예정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백과사전에 비유했을 때 어느 한 페이지에 있는 글자 하나를 정확하게 잡아내 고쳐 쓸 수 있는 기술이다.
니아칸 박사는 불임과 유산은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면서도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밝혀진 게 없다면서 포배의 유전자 편집을 통해 인간생명 생성의 아주 초기 단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간유전학경계단체(Human Genetics Alert)의 데이비드 킹 회장은 "유전자 변형 아기의 합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경고했다.
바브라햄 연구소의 유전학교수 울프 레이크 박사는 이런 실험은 주의 깊은 감시와 남용 차단을 위한 규제가 필요하겠지만 인간생명 생성에 대한 이해와 재생의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엄청날 것이라고 논평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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