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 복지부 시행령 제정과정서 설치지역 제한…남인순 의원 "법 무시 처사" 비판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법안문구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구체적 시행방안을 두고 벌써 논란이 일고 있다.
 
입법과정에서 이 개정안에 부정적이었던 보건복지부가 시행령을 만들면서 몇 가지 제한장치를 두려는 의도를 내비치면서 이 법을 대표 발의한 남인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법 취지를 무시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비례대표)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임산부의 산후조리를 위하여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해 지자체의 산후조리원 설치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할 때 해당 지자체 내 산후조리원 이용현황, 이용자 부담 및 저소득 취약계층 우선이용 여부 등 설치기준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법 통과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시행령에 산후조리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만 설치하도록 하되, 전 계층 무상지원을 못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복지부는 "이용자 부담 등 설치기준을 시행령에 포함하도록 해 무분별한 무상지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산후조리원 이용이 불편한 지역이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사업’의 지원이 어려운 지역 등에서 공공 산후조리원을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려는 야당 소속 지자체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에 대해 남인순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법안이 통과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복지부가 딴소리하고 있다"며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에 대해 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정하려고 하는 것은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복지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면서 지자체의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이 이 법안의 입법에 힘을 쏟은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경기도 성남시의 이재명 시장이 추진 중인 공공산후조리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성남시의 이 제도는 복지부가 과도한 복지정책이라고 제동을 걸면서 야권과 정부 여당 사이에서 첨예한 정치적 이슈가 됐다.
 
지난 3월, 성남시 이재명 시장은 ’무상 공공산후조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복지부가 밝힌 대로 시행령을 만들면 성남시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 계획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성남시는 민간산후조리원의 입소율이 낮아 임산부들의 산후조리원 이용이 상대적으로 힘들지 않은 지역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모자보건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해 "상식의 승리"라고 환영하며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제정된 성남시 무상 공공산후조리 지원 조례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가구소득에 관계없이 산모에게 무상으로 산후조리를 지원한다.
 
성남시는 공공산후조리원 운영비로 민간시설 이용료를 고려해 2주에 100만~15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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