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로토닌의 80%가 소화관 내의 세포에 존재

예로부터 밥을 잘 먹어야 잘 살고 일이 잘 풀린다고 했다. 근심 걱정이 있으면 소화부터 안 되는 걸 감안하면 밥 잘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정신과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밥 잘 먹어야 수태력이 좋다는 말에는 왠지 믿음이 안 간다. 

과연 정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일명 행복호르몬(일명 happiness hormone)으로 지칭한다.

위장관과 혈소판, 중추신경계에 주로 존재하며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분자에 속한다. 두뇌 속 세로토닌 양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면 우울증이 해소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세로토닌이 기분만 조절할 뿐만 아니라, 식욕, 수면, 근수축과 관련한 많은 기능에 관여한다. 나아가 생식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말한다.

우리 몸 전체 세로토닌의 약 80%가 소화관 내의 장크롬 친화세포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식욕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아가 혈소판에 저장되어 지혈과 혈액응고 반응에 관여한다. 기분이 안 좋으면 식욕도 떨어지고 혈액순환도 잘 안 될 수 있는 그 이유인 거다.

평상시는 적당량의 운동을 하고 하루 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 것만으로 세로토닌 양이 적정 수준이 되지만 요즘처럼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좀 더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려고 한다면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많이 든 음식을 먹어야 한다.

세로토닌이 트립토판으로부터 합성되고 아미노산이 이 반응에 관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 그래서 트립토판 아미노산이 바로 세로토닌 생성을 돕는 물질인 거다.

결과적으로 행복호르몬이 다량 분비되기 위해서는 ’세로토닌’을 생성하게 하는 트립토판, 비타민B6, 포도당이 함유된 식품을 적절히 조절해서 섭취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세로토닌이 팍팍 분비되려면 밥을 잘 먹어야 한다. “정말?”이라며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세로토닌이 식욕 및 음식물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하며 탄수화물 섭취와 가장 관련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간혹 스트레스가 한껏 쌓일 때 양푼이에 밥 넣고 나물과 함께 비벼먹으면 해소가 된다. 그 이유는 고탄수화물 식사로 인해 결과적으로 세로토닌이 다량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로토닌이 풍부해서 행복한 상태가 되려면 뭘 먹어야 할까.

고단백 보다는 고탄수화물 식사가 더 좋다. 트립토판이 많이 든 음식은 생선, 계란 등 고단백식품들이 속하지만, 고단백을 섭취한다고 해서 세로토닌이 더 많이 분비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뇌는 몸의 모든 기관과 장기,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등을 직접적으로 명령하는 사령탑으로 일정량의 아미노산만을 받기 때문에 고단백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뇌로 가는 아미노산량에 의해 트립토판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뇌에 있던 기존 트립토판이 고갈이 되어서 세로토닌 생성율이 떨어진다. 세로토닌이 모자라면 우울증과 불안증에 더 시달리게 된다.

반면,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트립토판이 두뇌에 도달할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세로토닌이 다량 분비되어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업’되면 시상하부 자율신경계가 균형모드가 되므로 식욕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잠도 잘 오고 혈액순환도 훨씬 원활해진다. 결국 생식호르몬 분비 등이 균형모드가 되어 생식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밥 잘 먹어야 우울증이 해소될 수 있고, 생식력도 쑥쑥 향상될 수 있다는 의학적 기전이라면 밥을 제때 먹지 못했다는 보릿고개 때는 왜 우울증이 없었고, 생식력도 좋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뇌의학자로 유명한 서유헌 박사(現 한국뇌연구원장)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의 정도가 현시대와 보릿고개 시대와 같을 수 없다. 가난했던 그때 그 시절에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만 있다면 너무 고맙다고 느낄 수 있었다”며 "만성 스트레스증후군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의 끝없는 욕망과 욕심이 결과적으로 만족감을 상실시켜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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