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자체 검사에서 첫 임산부 메르스 환자가 나온 가운데 메르스에 걸리면 임산부와 태아는 어떻게 되는지 여부로 임산부들이 공포로 술렁이고 있다.
국내에서 첫 임산부 메르스 환자로 확진을 받은 여성은 40살 A씨로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다. 출산을 앞두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있던 중, 9일 낮 메르스 1차 양성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2차 검사 진행 중에 있다. A씨는 보건당국이 발표한 95명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였다.
메르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중동에서도 임신부 감염에 사례가 거의 없지만 작년 국제학술지 ’감염병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실린 요르단 임신부 사례를 보면 이 임신부는 임신 중기에 메르스에 감염되고 나서 태아를 사산했다고 적혀 있다.
2012년, 요르단에서 메르스 유행 당시 감염자 남편으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여성은 임신 5개월 만에 태아를 사산했다. 이유인즉 메르스 감염 후 태아가 위험약물에 노출될까봐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UAE에선 또 다른 여성이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지만 끝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측은 "1천명 이상 환자가 생긴 중동에서 여성환자가 적고 임신부는 더더욱 드물었기 때문에 임신부가 메르스 고위험군인지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고 처방 역시 경험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중동쪽 연구진들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고 폐렴을 일으킨다는 점에 비춰 임신부가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더 경과가 나쁘고 조산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임신부는 태아가 커지면서 흉곽을 압박함에 따라 폐활량은 줄고, 2인분의 산소를 공급하느라 폐의 부담은 커진다.
폐 기능이 약해진 임신부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나 인플루엔자 등 폐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더 위험해지게 되는 것. 태아 역시 모체로부터 받는 산소가 줄어들어 유산 위험이 커킬 수 있다.
실제로 2003년 중국 내 사스 유행 상황에서 임신 초기에 사스에 걸린 여성의 59%가 유산을 했다는 보고가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메르스에 감염된 임신부는 다른 환자들에 비해 경과가 더 나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시했다.
우선 관련 자료 자체가 드물어 판단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되면 일반 환자들보다 경과가 더 나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특히 임신부는 치료약물을 선택하는 데에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감염된 후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제왕절개수술이 곤란해진다.
또한 35세 이상 노산은 제왕절개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신부가 고열이 나는 등 상태가 나빠지면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출산이 가까운 임신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상태가 악화하기 전에 출산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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