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검역소 예방접종실에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예방 수칙 등이 담긴 안내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최근 1주일새 5명이나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열이나 감기 증상만 있어도, 중동 지역에 잠깐 경유만 했더라도 혹시나 메르스에 감염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발병을 의심하는 사람 입장에선 걱정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입국객들이 발열 감시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 질병관리본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의심환자 진단신고 기준’을 참고할 만하다. 의료진에게 보건당국 신고 기준을 제시한 자료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의심이 합리적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자료는 메르스 의심환자(Suspected case)에 대해 발열(37.5도 이상)과 동반되는 폐렴 또는 급성호흡기증후군(임상적 또는 방사선학적 진단)이 있으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 이내에 중동지역을 방문한 자, 혹은 이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자로 정하고 있다.

아울러 발열 또는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고 메르스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자도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여기서 중동지역은 아라비안반도와 인근 국가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바레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의 서안과 가자지구,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예맨이 여기에 속한다.
중동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사람은 한달에 4만~5만명이나 된다. 중동을 방문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메르스 감염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했는데도 적절한 개인보호장비(가운, 장갑, N-95 마스크, 눈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환자와 2m 이내에 머문 경우, 이 환자와 같은 방 또는 진료실, 처치실, 병실에 머문 경우,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과 직접 접촉한 경우에 해당된다.

보건당국이 지나친 공포감 확산을 막기 위해 메르스 환자들이 거쳐갔던 병원과 지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을 찾았던 사람들 역시 감염의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사람을 걸러내 격리시켜 2~3차 감염을 막고 있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질본은 메르스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할 가능성이 있는 91명에 대해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해 이 중 격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밀접접촉자 62명을 격리 관찰하고 있다.

그동안 첫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이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옮겨간 4명의 환자가 추가로 생겼지만, 이들 모두 밀접접촉자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질본은 현재 메르스 감염세가 통제 하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환자들은 국가지정격리병상의 ’음압 격리 병실’에 머물고 있다. 음압 격리 병실은 기압이 외부 기압보다 낮아 병실내 병원균·바이러스가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도록 설계됐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돼 현재까지 중동·유럽 등지에서 471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이다.

치사율이 40%에 이르지만 감염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중동 이외의 지역 환자는 전체의 2.5% 뿐이다. 중동 이외에서의 환자가 많지 않아 아시아 지역 감염자는 말레이시아인 1명이다.

1세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있지만 환자 중 어린이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성인환자로 환자의 평균 나이는 47.5세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 환자의 남녀 비율은 1.7대 1이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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