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가 ‘출산 최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생률이 1.1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서 미래 국가 존망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러한 추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800년 전후 즈음에는 한반도에 한국인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예측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표현으로 “헉~”수준이 아닌가 싶다. 정말이지 출산율을 올리는 문제는 국가적인 중대 문제로 인식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부부가 사랑만 하면 자식이 들어서는 게 순리인데, 왜 그리 자식을 갖기가 힘든 것일까. 모르긴 해도 현대인들이 너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탓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몸의 모든 활동은 24시간 뇌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 특히 뇌는 질병발생의 주조절자인 면역계와 호르몬계를 중추에서 조절하고 있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응급 반응까지 직접 관여하고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평형을 깨뜨리는 주범이라는 거다. 사실 약간의 생활 스트레스는 삶의 귀중한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건강을 파괴할 수 있다.
우선 인체는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주요 3가지 스트레스호르몬인 부신피질호르몬, 아드레날린, 엔도르핀이 과도하게 유리되어(따로 분리되어) 뇌세포의 사멸이 증가될 수 있고, 신경정신병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직접 호르몬 중추인 시상하부에 거꾸로 작용하여 생식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분비와 뇌하수체에서 생식선자극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야기시킨다.
그 결과, 난소와 고환에서 여성호르몬과 남성 호르몬 분비의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월경과 배란주기의 이상, 난자·정자의 생산과 성숙의 이상이 초래될 수 있다. 급기야 수정과 수정난의 자궁착상에 영향을 미쳐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겪고 있는 유무형의 다양한 스트레스는 우리의 정신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치지 않고 임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실험이 있었다. 어미 쥐를 다양한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임신율이 낮았으며, 임신한 쥐가 유산한 경우도 증가하였으며, 여기에서 태어난 새끼 쥐들은 기억력도 나빴다.
반면, 스트레스 없는 풍족한 환경에서 지낸 어미 쥐들은 임신율도 높고 태어난 새끼쥐들은 좋은 기억력을 나타내었다.
물론 풍족한 환경에서 지낸 어미 쥐의 새끼라고 할지라도 태어난 후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기억력이 나빠졌고, 스트레스 환경에서 지낸 어미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라고 할지라도 풍족한 환경에서 지내게 되면 기억력이 다시 좋아졌다. 하지만 어쨌거나 스트레스가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평생 뇌를 연구한 필자가 여러 임상경험에서 내린 결론은,
첫째, 임신을 하고자 한다면 스트레스가 없거나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배우자가 이를 위해 적극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좋다.
둘째, 임신 중 스트레스 환경에 있었다 하더라도 태어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적은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임신 중 받은 스트레스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것은 사람의 뇌 기능 향상에 아주 중요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사실 스트레스는 매우 주관적일 수 있다. 개인에 따라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가 생활의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적어도 한달이라도 빨리 건강한 자손을 만나고 싶다면 스트레스가 좀 있더라도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취미생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에 맞게 자신을 괴롭히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