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2020년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도 2020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대수가 2만 2267대로, 작년 대비 판매량이 23%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 사진=포스코그룹

 

위기(危機). 위험한 상황이지만 기회도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분야가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다. 세계 각국이 내연기관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친환경차 도입을 지원하는 각종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의 향상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2020년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도 2020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대수가 2만 2267대로, 작년 대비 판매량이 23%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역별 락다운 조치가 취해지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전기차 산업은 완성차 기업들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배터리수요는 916GWh로, 공급량 776GWh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그야말로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고 있는데 자동차의 전동화(electrification)라는 흐름에 발맞춰 국내 철강기업인 포스코그룹은 일찌감치 2차전지 소재사업에 뛰어들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주요 소재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중인 국내 유일 기업이다.
 
전기차 성능 중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이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성능(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포스코케미칼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 600km 달성을 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원가를 낮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하이(High)니켈 기반의 양극재 개발과 동시에 ‘10분 급속충전’을 위한 인조흑연 음극재 등 차세대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측은 “2차전지 소재 생산능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2018년 8월부터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대규모의 High니켈 양극재 생산단지를 조서아고 있는데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투자 확대를 통해 신(新)모빌리티(Mobility)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NCM은 배터리 용량과 수명이 우수한 반면, NCA는 출력이 우수하다. 니켈 함량이 80%를 넘어가면서 충?방전시 결정구조가 불안정하여 수명이 저하되기 쉽다. 이에 포스코는 NCM에 Al을 첨가하여 수명 및 출력 특성을 개선 중이다.
지난 6월 포스코-포스코케미칼-RIST 3사의 R&D 역량 및 인프라 결집을 통해 개관한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 사진=포스코그룹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로 꼽힌다. 이중 핵심은 양극재다. 전체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만 30~40% 수준이다. 올 초 유럽의 경우 영국의 재규어, 독일의 아우디 등이 양극재 부족으로 배터리 공급을 받지 못해 전기차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월 2단계 2만 5천톤 규모 양극재 생산라인 확장 준공에 이어 3개월만에 차세대 양극재인 NCMA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2,895억 원을 투자해 광양공장에 연산 3만 톤 규모의 NCMA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예정. 지난 8월 31일 착공식을 통해 오는 2022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現 4.4만t에서 7.4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60킬로와트시(kWh) 용량 전기차배터리 약 84만대에 탑재 가능한 규모다.
 
하이(High)니켈 양극재는 3원계 소재(NCM, NCA)로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값비싼 코발트는 상대적으로줄이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최근에는 니켈 함량이 80%를 넘어가면서 안전성, 출력 특성 확보를 위해 4원계소재 NCMA가 개발되고 있다. 포스코의 NCMA양극재는 용량과 수명이 우수한 NCM(니켈-코발트-망간)과 출력이 우수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차세대 소재다.
  
NCM에 알루미늄(AI)을 첨가하여, 니켈이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줄이며, 배터리 수명을 증가시켰다. NCMA 양극재는 1회 충전 시 600킬로미터(km) 이상 주행 가능한 3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 포스코-포스코케미칼-RIST 3사는 R&D 역량 및 인프라 결집을 통해, 지난해 6월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제품개발과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공정을 연구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2차전지 성능평가 인프라를 구축해 자체 생산한 양극재·음극재로 구성된 전지를 만든 뒤,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양극재 제품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남상철 양극재 연구그룹 수석연구원은 “양극재는 리튬 2차전지의 소재들 중에서 그 시장 규모가 전체 소재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 파급력 면에서 다른 그 어떤 소재보다도 높은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며 “포스코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리튬, 니켈 등의 금속들이 벨류체인 상 핵심 원료이기 때문에 포스코가 다른 경쟁사들보다도 빠르게 선진사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수석연구원은 양극재 개발의 어려움에 대해 “양극재는 전지사(社)들마다 고유의 기술노하우를 반영해 전지를 설계하기 때문에 고객별로 요구하는 양극재 스펙이 상이하다"며 “한정된 기간 내에 다양한 고객사별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성능 양극재라 부르는 하이니켈 NCM 및 NCMA 기술에 있어서는 업계 선도 수준에 있다고 자부한다"며 “양극재 기술역량을 계속 강화해 모든 사람들이 양극재하면 포스코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NCMA 양극재 개발 동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니켈 함량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높아지면 소재의 안정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NCM양극재에 Al(알루미늄)을 첨가한 NCMA 양극재를 개발해 고용량과 고안전성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니켈 함량 80%이상 NCMA 양극재 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NCMA소재가 향후 고성능 전기차용 양극재로 자리매김할 것에 대비해 지속적인 성능 개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양·음극재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통한 사업성 제고를 위해 원료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2차전지 소재 원료 광물의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철광석, 석탄, 니켈 등 제철 공정에 필요한 수많은 원료와 부원료를 다뤄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과 투자를 통해 양극재 원료인 리튬 외에도 양·음극재 밸류체인(value chain)상의 여러 원료 투자를 계획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22조원 규모의 그룹 대표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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