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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보험인 연금보험은 노후에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권에서 판매 중인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2014년 7조에서 2018년 2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래픽=뉴시스DB |
은퇴설계를 하는데 있어서 보험은 쓸모가 많습니다. 큰 사건(암,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큰 돈이 나갈 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는 보장성보험도 중요하지만,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은 다른 금융사의 연금상품에는 없는 미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사적연금으로는 유일하게 장수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것은 보험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장점이지요.
그런데, ‘보험은 무조건 손해’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 보험을 용도에 맞게 잘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해약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보니 보험이 그런 오명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보험을 처음부터 잘 든다면 이런 폐해는 없을거라 생각되는데, 은퇴설계에 보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어떤 보험이 보장성보험인지 저축성보험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손보험처럼 일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되면서 보험료를 평생 내야 하는(전기납) 보험은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 보험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나, 암보험같은 질병보험, 간병보험, 종신보험 등 보장기간이 긴 대부분의 보장성보험은 보험료기간(보험료를 내는 기간)이 보험기간(보장을 받는 기간)보다 짧아 보험료를 내는 기간동안 보장에 필요한 총 보험료를 미리 받아두기 때문에 보험료 중 일부를 적립해야 하지요. 보장은 받으면서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동안 필요한 돈을 보험사에서 미리 받아 적립하는 것을 '저축보험료'라고 하는데, 이것을 '저축성보험'으로 오해하게 하는 것이지요.
가장 많은 오해는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에서 일어납니다. 이 두 가지 보험을 혼동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종신보험은 사망을 담보하는 보장성보험이고 연금보험은 살아서 생활비를 받아 쓰는 저축성보험이라 그 용도가 확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종신보험을 든 사람이 연금보험에 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금보험을 든 사람이 종신보험에 들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이유가 이 보험들의 명칭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신보험은 엄밀히 말하면 사망보험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맞는 것 같습니다. 암보험이 암을 담보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사망보험이라는 이름이 너무 섬뜩하기 때문에 영문으로도 death insurance라고 하지 않고 permanent insurance라고 합니다.
연금보험은 연금을 받은 걸 목적으로 하는 저축성보험이기 때문에 이름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연금을 영문으로 pension이라고 많이 쓰고 국민연금도 national pension이기 때문에 연금보험도 pension insurance이 되어야 할 것같은데, 한자 연금보험(年金保險)의 의미와 같은 annuity insurance라고 쓰고 있습니다.
보통 종신보험에는 나중에 연금으로 변경할 수 있는 특약이 붙어있고,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은 수령방식으로 종신연금형을 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둘을 혼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종신보험에 연금이라는 말이 나오고 연금보험에 종신이라는 말이 나오니까 말이지요.
이제 이 둘을 혼동하지 않은 한 가지 팁을 제가 제안해 드립니다. 종신보험은 사망보험이라고 기억하시고, 연금보험은 생존보험이라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종신보험은 죽어야 보험금이 나오고 연금보험은 살아있을 때 보험금을 타니까요. 종신보험은 본인이 죽었을 때 유족들을 위해 가입하는 것이지요. 급작스러운 사망에 대비해 남은 가족의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등을 용도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이라면 종신보험 가입이 필요해 보이지만 전업주부나 비혼족에게는 크게 유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금보험을 생존보험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이 우리들의 노후에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국민연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비 밖에 커버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연금을 더 준비해야 하는데, 생명보험사의 비과세 연금보험 중 종신연금형(life annuity)이 장수리스크를 어느 정도 헷지해 줄 수 있습니다. 연금보험은 가장이건 아니건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장수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같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생존보험인 연금보험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가입기간이 10년이상인 연금보험은 받을 때 비과세라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요. 노후를 대비해 치매보험이나 치아보험같이 보장범위가 넓지 않은 보험을 여러개 가입하는 것보다 그 돈으로 연금보험을 더 가입해 노후현금흐름을 여유있게 만들어 준다면 여러분의 노후가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kbskangp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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