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마지막 밤은 단수이의 석양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항구도시 단수이의 바다는 우리가 아는 바다와는 다르다. 여기에는 모래사장이 없다. 눈앞에 펼쳐 보이는 것은 드넓은 공원과 바다 그리고 즐비한 고층 빌딩들이다.
이곳에는 이별의 아픔 같은 것은 보이지를 않는다.
오직 남녀 간의 사랑만이 더욱 뜨거워질 뿐이다. 작열하는 태양이 서서히 녹아 붉은 노을로 식어갈 무렵이면 텅텅 비어 있던 공원에는 젊은 남녀들의 사랑의 열기로 서서히 달아오른다.
팡파르 대신 폭죽을 터트리며 사랑의 서곡을 알리는 커플도 보이고 순간의 추억을 담기 위해 휴대폰 촬영에 열중하는 청춘도 보인다.
태양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면 단수이는 장엄한 무대를 펼쳐 보인다.
데크에 모여 있던 비둘기 한 마리가 가로등 위에 지휘대를 만들면 드디어 단수이의 노을이 연주된다.
바다에는 유람선이 긴 포물선을 그리고 태양의 궤적이 수평선에 가까울수록 하늘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렇게 단수이의 태양은 식어가고 노을은 제 색깔을 찾아 빛을 발한다.
아듀 타이베이, 아듀 단수이....
아듀 타이베이, 아듀 단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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