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소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기업, 교육, 경제 등을 탐구했다. 10년차 직장인으로 일하던 무렵 인간의 ‘창조성’과 ‘공부하는 이유’를 다룬 《브릴리언트(공저)》를 냈다. 기대 이상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6년에는 《천재들의 공부법》을 출간해 ‘연결되고 이해하는 공부’ 열풍을 몰고 왔다. 이듬해 발간한 《2035 일의 미래로 가라(공저)》는 과학기술융합 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폭풍’을 다뤘다. 책이 나온 후 정부, 기업, 대학 등에서 강의요청이 쏟아졌다. 이번에 출간한 《2040 디바이디드》는 《2035 일의 미래로 가라》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는 물론 부, 인구, 공장, 에너지, 인류, 계급, 교육, 정치 등이 ‘기술’에 의해 어떻게 둘로 나눠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미래’를 종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3만 명의 커뮤니티 〈더굿북〉의 대표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현재는 파이낸셜뉴스미디어그룹의 교육기업인 에프앤이노에듀 부대표로 재직 중이다.
필자는 최근 《2040 디바이디드》를 냈다. 왜 ‘디바이디드Divided’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선택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이 그렇고 앞으로 맞게 될 미래가 그렇기 때문이다. 사진=《2040 디바이디드》 표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으로 인간의 학습을 대신할 수 있는가?"
 
2012년, 현대경제연구원에 재직할 당시 지금은 독일로 공부하러 간 어떤 분의 질문을 받고 “불가능할 것 같다"라고 대답한 기억이 생생하다. 내 대답은 틀린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의 대답이었다. 옳은 것은 내 공부가 부족했다는 것과 상상력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인간도 인공지능에 직접 연결되면 기계학습이 가능하고 그렇게 된 인류가 곧 만나게 될 미래의 인류이다. 이 질문 하나가 미래기술에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던 내게 준 충격은 엄청났다. 뇌와 공부에 관한 책으로 유명인이 된 내가 그 책에서 ‘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럴 때는 ‘모른다’가 정답이었다.

 
다행인 것은 부족한 공부를 깨닫고 자극받은 것이었다. 이후 과학기술 혁명의 뿌리부터 아직 수확되지 않은 미래의 열매까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 놀라운 혁명을 입체적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이 혁명이 어떻게 일자리를 변화시키고 없애고 만들어내는지를 담아 네 번째 책 《2035 일의 미래로 가라》를 냈다. 2년 반의 시간이 흐른 지금, 3만명도 넘는 분들이 내 강의를 들었고 그동안 나는 훨씬 강도를 높여 공부하고 상상하고 토론하며 미래를 입체적으로 연결해봤다. 결론은 2017년이나 지금이나 같다.
 
“미래는 절대 달콤하지 않다."
 
《2035 일의 미래로 가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것은 인구와 일자리의 불균형이었다. 특히 인구의 관점에서 봐야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미래의 인구정책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가 점점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진입한 2019년 말이 다 되어서야 정부가 인구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그러니 정책은 한심할 수밖에 없다. 애를 낳으면 집을 우선 배정해주고 돈을 준다는 것이 과연 정책인지부터 묻고 싶다. 이런 정책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당사자들에게 무엇 때문에 애를 낳지 않는지 묻지도 않은 모양이다.
 
 
이듬해 발간한 《2035 일의 미래로 가라(공저)》는 과학기술융합 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폭풍’을 다뤘다. 책이 나온 후 정부, 기업, 대학 등에서 강의요청이 쏟아졌다. 이번에 출간한 《2040 디바이디드》는 《2035 일의 미래로 가라》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는 물론 부, 인구, 공장, 에너지, 인류, 계급, 교육, 정치 등이 ‘기술’에 의해 어떻게 둘로 나눠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병학

 

어쨌건 2019년생 29만명이 26살 청년이 되었을 때, 자기 세대보다 3배나 많은 75세가 된 1970년생 100만명, 65세가 되어 더는 일 하기 힘들어진 1980년생 86만명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과연 우리는 이들에게 복지에 쓰겠다고 세금을 요구할 수 있을까? 우리의 미래는 앞으로 직진하는 빛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프리즘에 갈라진 빛처럼 꺾이고 분해되어가는 과정으로 진입했다. 그래도 희망을 만들려면 지금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 우리에게 간절하게 주어진 시간 3년은 2019년으로 끝났다. 2020년부터는 기술이 해체하는 일자리를 지켜봐야 한다.
 
 
‘2030 미래기술혁명’을 가져올 아홉 가지 기술은 인공지능, 자동화 공장,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바이오 헬스케어, 핀테크, 데이터, 뉴 모빌리티, 식량과 에너지 기술이다. 핵심은 기술의 변화보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영향이다. 사진은 지난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3회 ‘삼성AI포럼’에 참석한 인공지능 석학들. 왼쪽부터 요수아 벤지오 교수, 조경현 교수, 노아 스미스 교수, 압히나브 굽타 교수.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필자는 최근 《2040 디바이디드》를 냈다. 왜 ‘디바이디드Divided’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선택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이 그렇고 앞으로 맞게 될 미래가 그렇기 때문이다. 일, 부, 인구, 공장, 에너지, 인류, 계급, 교육, 정치까지 철저하게 둘로 나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아니다. 어떤 문제든 중간층이 사라진 세계는 암흑천지이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중산층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된다. 2020년에 아홉 가지 주제를 바라보면 이미 둘로 나뉜 것도 있고, 나뉘어 가는 것도 있고, 나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아홉 가지 주제를 하나씩 들여다보면 공통으로 관여하는 하나의 공통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기술’이다. 15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축적된 과학기술은 1750년대에 이르러 산업혁명으로 꽃을 피웠다. 그 산업혁명이 지금 ‘과학기술 혁명’이 되어 인류의 모든 삶으로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모른다. 특히 이 아홉 가지 주제에 관해 알지 못하면 기술의 재앙인 ‘해체’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벌어진 적 없는 ‘과학기술혁명’이 무엇인지 입체적으로 확인하고 해답을 같이 구해보고자 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돼 있다. 첫 부분에서는 2025년이면 드러나게 될 우리의 운명을 다뤘다. 이 시기를 지나면 어떤 노력을 해도 앞선 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그만큼 기술의 영향이 급팽창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제목도 ‘2025 미래의 선택’이다. 내용은 산업혁명 이후 2019년까지 전개된 과거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일로 시작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살펴보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2025년, 2030년, 2040년을 전후로 벌어질 가장 중요한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두 번째 부분은 ‘2030 미래기술혁명’이다. 가장 핵심적인 아홉 가지 기술을 자세히 살펴보고 지금까지 이 기술이 어떤 변화를 만들었으며, 미래에는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알아봤다. 이 기술 아홉 가지는 인공지능, 자동화 공장,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바이오 헬스케어, 핀테크, 데이터, 뉴 모빌리티, 식량과 에너지 기술이다. 논점은 기술의 변화보다는 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영향이다. 또한, 이 영향이 다른 기술에 어떤 파급력을 미치고 일자리와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알아본다. 마지막 부분은 일, 부, 인구, 공장, 에너지, 인류, 계급, 교육, 정치까지 아홉 가지 분야의 2040년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제목은 결론을 닮아서 ‘2040 분열된 미래’로 정했다.
 
아울러 《2035 일의 미래로 가라》를 읽은 독자들이 2년 반 후에 무엇이 얼마나 이루어졌고,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를 알 수 있도록 책 내용 중 일부를 업그레이드했다. 당시에 초기 면역항암제가 출시되면서 어떤 효과를 낼지 소개한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BMS(Bristol-Myers Squibb)의 옵디보(Opdivo)를 소개하면서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으며, 머크(Merck)가 후발주자로 나서 키트루다(Keytruda)를 출시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키트루다가 선발주자 옵디보를 넘어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또 키트루다는 폐암과 신장암은 물론 30종 이상의 암을 치료할 길을 거의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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