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데 큰 불편이 없는 어르신들이 생활의 편의를 위해 들어가는 주거시설이다. 사진은 국내 한 실버타운의 전경.

요즘은 결혼한 자녀가 연로하신 부모님과 같이 사는 주거형태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대가 따로 생활을 하다보면 부모님이 식사는 잘 하시는지 아프지는 않으신지 걱정이 되지만, 그렇다고 합가를 하면 모든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같아 같이 살기로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실버타운입니다.

 
우리말로 노인복지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실버타운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데 큰 불편이 없는 어르신들이 생활의 편의를 위해 들어가는 ‘주거시설’입니다. 노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대부분 식사나 청소서비스가 포함되고 의료인력이 상주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있어서
노인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부부 중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소할 수 있지만, 단,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충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30개 안팎의 실버타운이 운영되고 있는데, 입주보증금이나 매월 내야하는 관리비의 편차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싼 곳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실버타운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으면 나에게 맞는 실버타운을 잘 찾는 것이 관건이지요.
 
10여년 전만해도 실버타운이 노인들만 사는 주거지라는 점 때문에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버타운은 공실이 많았는데, 실버타운에서 입주하신 분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실버타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여기에 입주하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버타운이 아니더라도 노인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하려면 일정정도의 돈이 드는 것이지, 실버타운이라서 특별히 돈이 많이 드는 것 아닙니다. 실버타운에 처음 들어갈 때 내는 입주보증금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 때 내야하는 전세금과 비슷하고, 매월 내는 생활비는 아파트관리비에 식대를 더한 정도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부부기준 매월 백만원이 넘는 생활비를 자력으로 부담할 능력이 있는 노인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매달 내는 돈에는 식사비용 뿐 아니라 커뮤니티 이용료, 건강관리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버타운의 월 생활비는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일반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모두 누리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건강하더라도 스스로 취사를 해서 끼니를 해결하기가 힙듭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실버타운에서 식사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식사는 실버타운 내 식당에서 의무적으로 일정한 횟수를 먹어야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식당음식이 입에 맞지 않거나 혹은 식대가 아까워서 의무식을 택하지 않는 경우 취사나 외식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귀찮아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노인들에게 섭생은 중요하기 때문에 실버타운에서 제공되는 식사서비스의 질은 실버타운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실버타운은 의료시설은 아니지만, 협력병원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고, 간호사가 상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의가 방문하거나 상근하는 경우도 있어 집에서 어르신을 모시는 것보다 오히려 응급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 단지내에 물리치료실를 두고 있는 경우도 많아 퇴행성질환을 않는 노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실버타운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은 다양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식사서비스나 의료서비스 같은 것도 들어 있지만, 지리적 위치나 대중교통 편의성등도 중요합니다. 여가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나 시설의 운영사항도 잘 알아보아야 합니다. 또, 어떤 연령대의 입주민이 많으냐에 따라 실버타운의 분위기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역시 나의 재무적 여 력입니다. 일단 내가 보증금으로 낼 수 있는 돈은 얼마이고 매월 생활비로 낼 수 있는 얼마인지를 계산해보고 그 예산에 맞추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일지 후보군을 고르는 것으로부터 실버타운 입주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은 실버타운의 인기가 높아져서 수도권의 실버타운은 공실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선호도가 높은 곳은 대기자가 많아서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러분이 노후에 실버타운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실버타운을 잘 알아보고 입주하고자 하는 시기에 앞서 미리 신청을 해두는 것이 현명할 것같습니다. kbskangp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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