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Florian Freisetter)’의 신간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유영미 옮김)였다. 뉴질랜드 스튜어트섬 밤하늘. 사진=뉴질랜드 관광청
코로나19로 마땅히 갈 데가 없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집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좋다. 필자는 서점에서 기웃기웃 신간 서적을 펼쳐보다가, 한 권의 책을 집었다.  어떤 책일까.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Florian Freisetter)’의 신간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유영미 옮김)였다. 책장을 열어봤다.
 
<별(星)들은 인류의 문화와 사상에 영향을 미쳤고, 인류를 지금의 인류로 만들었다.>
<별빛은 인류가 신화와 이야기를 지어내도록 해주었을 뿐 아니라 기술적 능력을 발휘하고, 철학적 사고를 하도록 자극을 주었다.>
<이제, 별을 생각할 시간, 별에서 온 우리는 별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별을 생각하는 시간은 인류와 우주의 역사와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계산대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집에 돌아와 열심히 읽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Florian Freisetter)’의 신간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유영미 옮김).
가깝고도 먼 태양(太陽), 그리고 북극성
 
저자는 책에서 ‘태양이 별’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있기에 다른 별처럼 여기지 않을 뿐이란다.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다. 그렇다. 태양이 진짜 별인데, 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별은 해가 진 다음에 보이기 시작하는 밤하늘의 빛의 점들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상식에 갇혀 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 역시 태양을 '별'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북극성 이야기도 반전이다. 우리의 상식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북극성이 가장 밝은 별이라는 소리가 여전히 들려오지만, 사실 북극성은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 아니다. 북극성은 47번째 밝기의 별에 불과하다. 북극성은 밝기 보다는 그 위치에 연유한다...>
 
별의 이름...별이라 불리는 행성
 
<아크룩스(Acrux), 베크룩스(Becrux), 가크룩스(Gacrux), 데크룩스(Decrux)는 천문학 용어들이다. 아크룩스 일당은 바로 남십자자리(남십자성) 별들의 공식 명칭이다...작긴 하지만 뚜렷하고 밝아서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사모아의 국기에 그려져 있다.>
  
‘참으로 신기하다. 나라의 국기에도 이러한 사연이 있다니...’
 
<샛별, 새벽별, 저녁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천체는 사실 별이 아니다. 샛별은 해가 뜨기 직전 내지는, 해가 진후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금성이다...금성은 지구의 공전궤도 안쪽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사람들은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빈다.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빌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왜 저자가 이토록 시큰둥하게 ‘별똥별’에 대해서 언급했을까? 필자는 다음의 글에서 해답을 찾았다.
 
<유성(流星)은 별과는 상관이 없는 작은 돌멩이로, 태양계 행성들 사이에 있는 우주먼지다. 지구가 그런 알갱이들과 만나면 ‘별똥별’을 볼 수 있다...어떤 밤에는 ‘별똥별’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이것은 지구가 먼지 가득한 곳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분석이다. 단지, 사람들이 그 실체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자기 방식으로 판단하는 것이리라.
 
의미심장한 저자의 결론이다.
 
<지난 몇 십년간의 기후학이 규명한 바를 함께 고려하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간들의 책임이 크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른 별에 기후 변화의 책임을 전가(轉嫁)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기후를 보호하고자 노력해야 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지적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도 인간의 책임일 듯싶다. 순수한 별들을 병들게 했으니 말이다.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의 소설 ‘별’에서 답을 찾아야
    
“이렇게나 별이 많다니! 정말 아름다워! 이렇게 많은 별들은 처음이야. 넌, 저 별들의 이름을 알고 있겠지?"
 
“물론이죠, 아가씨! 우리 머리 위에 있는 것은 ‘성 야곱의 길(은하수)’입니다....조금 더 아래쪽에 있는 것은 ‘세 명의 왕(오리온자리)’입니다. 저 별이 우리 목동들에게 시계 역할을 해줍니다."
 
목동이 열심히 설명하는 동안, 숲 속에서 길 잃은 아가씨는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고 말았다. 목동은 별들을 바라보면서 가슴으로 말했다.
 
‘저 수많은 별들 중에서 가장 가냘프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서,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곤히 잠 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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