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시마 쿠니오(中嶋邦夫) 닛세이 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5%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연금 전문가인 나카시마 쿠니오(中嶋邦夫) 닛세이 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5%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카시마 연구원은 현재 닛폰 생명보험 상호회사 산하 닛세이기초연구소에서 공적 연금 재정과 연금 제도를 다루고 있다.
 
그는 ‘한국의 보험료율이 9%, 소득대체율은 40%'라는 말에 "반드시 적자가 발생하는 시스템"이라고 단정했다. 나카시마 연구원은 "연금 제도가 복잡해 추가적인 계산이 필요하다"면서도 “한국의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15%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보험료율을 2004년 개혁 이후 2017년부터 18.30%(본인·사업주 각 9.15%)에 고정하기로 했다. 2004년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13.58%(본인·사업주 각 6.79%)에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관철한 셈이다. 21년째 보험료율이 그대로인 한국에서 정치권은 보험료 인상을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 국민들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나카시마 연구원은 "연금 구조상 보험료를 인상하면 급부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료를 올릴 때는 연금 수준을 끌어올리는 측면과 적자를 회피하기 위한 측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적립금 유지를 목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하겠다면 적립금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늘어날수록 연금 재정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재정을 부담할 세대는 줄고 연금을 받을 세대는 늘어나는 '인구 밸런스 붕괴' 때문이다. 나카시마 연구원은 "저출산으로 고령자에 비해 현역 세대가 줄어들면 그만큼 연금에 가입하는 피보험자도 줄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며 "이런 상태에서 연금 제도를 유지하려면 인구 밸런스 이외 부분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립금을 쌓아두고 운용이익 창출을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수익률은 변화가 커 재정 안정화 측면에선 불안한 대책인 게 사실"이라며 "다른 하나는 일하는 기간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본 정부는 일하는 기간을 67~68세까지 연장하려고 하는데 그만큼 연금을 받는 기간이 짧아져 받는 급여액도 줄어들게 된다. 저출산·고령화는 해결하기 굉장히 어렵지만 일하는 기간을 늘리는 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연금 재정뿐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 등에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정부 재정 측면에서도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카시마 연구원은 "옛날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식은 고령자 입장에선 보험료를 내지 않으니까 이득만 보고 손해는 안 보는 식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제도는 고령자가 마냥 이익만 볼 수 없는 구조다. 세대 간 불평등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조금은 해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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