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건수는 1997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는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혼인 건수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10월 누적 혼인 건수는 19만37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만8003건)보다 7.3% 줄었다. 사진=뉴시스DB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이들에게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혼인 건수도 나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혼인 건수는 2만331건으로 1년 전보다 7.0%(1525건) 줄었다.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는 1997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는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혼인 건수는 32만7073건으로 전년(32만9087건)보다 0.6% 감소하더니 2013년(-1.3%), 2014년(-5.4%), 2015년(-0.9%)에도 전년 대비 매년 줄어들었다. 2016년에는 전년보다 7.0% 감소하면서 혼인 건수가 처음으로 20만건대(28만1635건)로 주저앉았다.
 
올해 혼인 건수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10월 누적 혼인 건수는 19만37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만8003건)보다 7.3% 쪼그라들었다. 20년 전인 1999년 1~10월 혼인 건수(28만847건)와 비교하면 44.9%나 줄어든 셈이다.
 
혼인 건수는 줄어든 반면 처음 결혼하는 나이는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남성의 초혼연령은 33.15세, 여성은 30.4세를 보였다. 남녀 초혼연령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래 매년 증가해왔다.
 
남성의 경우 1990년 초혼연령은 27.79세였다가 2003년 30.14세로 처음 30세를 넘겼다. 여성은 1990년 평균 처음 결혼하는 나이가 24.78세였으나 매년 조금씩 연령대가 올라가면서 2016년(30.11세) 30대로 들어섰다. 1990년보다 남성은 5.36세, 5.62세 높아졌다.
 
결혼에 대한 견해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48.1%로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통계청은 2년 단위로 만 13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결혼, 가족 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그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율은 2010년 64.7%에 달했으나 2012년 62.7%, 2014년 56.8%, 2016년 51.9%로 빠르게 감소하다가 지난해 48.1%까지 내려왔다. 성별로 보면 남성(52.8%)이 여성(43.5%)보다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여성의 50.8%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했다.
 
13세 이상 인구 중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도 지난해 처음 절반을 넘었다. 2010년에는 40.5%였으나 매년 증가하더니 56.4%를 보였다. 2010년보다 지난해 15.9%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우리 사회의 결혼 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 결혼식 문화에 대해 70.6%는 '과도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또 남성은 결혼생활에서 '가족 간의 관계를 우선시한다'는 비율이 50.9%로 나타났으나 여성은 '당사자가 우선'이라는 비율(53.7%)이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경제적·관계적 갈등을 넘어서 감정과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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