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완화라는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으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규 비급여 의료비가 늘어나면서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보험생태계 강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 발췌

국내 보험산업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이 8월 29일 공개한 '2019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산업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0.2% 감소했으며 올해는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의 노후소득보장과 건강관리'라는 보험산업의 핵심적인 역할 수행에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 2022년 도입 예정인 신(新) 회계제도(IFRS 17) 등의 영향으로 최근 연금상품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으며 비급여 의료비 관리체계 미비로 실손의료보험 상품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동겸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보험생태계 강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현재 국내 보험산업은 저금리 장기화, 자본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되고 인구구조변화, 경기부진 등으로 성장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여기에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분쟁 증가, 보험사기 등으로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독립법인대리점 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설계사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고아계약,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조직화되고 지능화된 보험사기를 통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행태가 만연해진 것도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킨 또 다른 원인이다.
   
보험연구원은 이 같이 파괴된 보험생태계의 재건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모형 선택이 가능한 환경 조성 ▲건강 및 노후소득보장 분야에서의 공·사 역할분담체계 구축 ▲소비자 보호 및 신뢰회복을 위한 판매채널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동겸 수석연구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기존과 같이 획일화된 사업모형 하에서는 보험회사 수익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모형 선택이 가능한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상품 가격자유화 조치 이행을 통해 보험회사가 보험마진만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연금세제혜택 확대, 실손의료보험상품에 대한 보험료 차등제도 검토, 비급여진료비 적정성 심사 강화 등 실효성 있는 공·사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자 보호 및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 접점인 모집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판매자책임법제 재정립 등 판매채널제도 정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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